통합진보당 부정 선거 논란, 민주노총도 덮치나

11일 민주노총 ‘비상중앙집행위’...민주노총 내 당권파 vs 비당권파 격론 예고

통합진보당의 비례경선 투표 부실, 부정 논란이 내부 계파 갈등으로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역시 통합진보당을 둘러싼 내부 정치적 격론을 피해가기 어려워졌다.

이미 16개의 산별연맹 대표자들은 지난 5월 3일, 긴급 산별대표자회의를 열고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5월 4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의 파행과 이에 따른 민주노총 차원의 확실한 입장 정리가 요구되면서, 민주노총은 오는 11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내부 방침을 결정하게 됐다.

  지난 4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오는 11일 민주노총 ‘비상중앙집행위원회’ 개최...입장정리 예고

현재 민주노총 산별연맹 대표자들은 통합진보당에 강력한 쇄신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산별대표자회의를 통해 만족할 만한 쇄신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집단 탈당 등도 염두 해두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는 비례후보 11번이었던 보건의료노조 전 위원장인 나순자 후보와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인 비례순번 8번 이영희 후보가 사퇴했다. 산별대표자회의에서 논의된 ‘민주노총 비례후보 소환’ 방침이 사실상 실현된 셈이다. 산별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 내부 여론이 통합진보당에 등을 돌린 분위기다.

대표자들은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가 열린 4일, 이정희 대표 등을 방문해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오전에 산별대표자들이 이정희 대표를 방문해 이번 사태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며 “면담 이후에는 전국운영위원회 참관을 했으며, 이후에도 여러 고민을 가지고 8일 임원회의에 이어 11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 등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에 대한 산별대표자들의 요구는 아직까지 문제제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산별노조 대표는 “구체성을 가지고 요구한 것은 없었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사실 공조직의 중앙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별차원의 강력한 대응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 중앙과 긴밀하게 이야기 하고 있으며 중앙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버티기’가 계속되고 있고,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계파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만큼 산별이나 중앙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문제에 민주노총이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조만간 확실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내부적 공감대 역시 형성돼 있다.

때문에 민주노총은 8일, 임원회의를 개최하고 11일에는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공식화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개최 하루 전날인 11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민주노총 차원의 공식 입장을 당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민주노총 내 당권파 vs 비당권파
“비상중앙집행위원회 시작으로 격론 피해갈 수 없어”


민주노총 역시 통합진보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계열의 간부, 대표자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중앙집행위원회에서의 정치적 격론은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 4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 역시 이견을 달리하는 민주노총 간부와 산별대표자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석했다. 전국위에 참석한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원이 결정한 후보의 사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이 안(현장발의한 수정동의안)자체가 올라가서는 안 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지난 5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민주노총에서 파견된 이혜선 노동위원장 역시 “주홍글씨 딱지를 붙여 조작의 주범 가능성이 농후한 보고서가 채택되고 총사퇴가 결정되면 당의 앞날이 걱정된다”며 “현재 드러난 것들로 총사퇴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식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운영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미 밝혀진 것만 해도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 지경이며,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게 무슨 진보당이냐고 난리”라며 “선관위원장이 안이한 사고를 가져서 부정이 발생했으며, 우리는 이 진상보고서를 보고 엄청난 자성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역시 “그래도 진보는 해결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결정하도록 해야 하며, 무엇 하나라도 잡으려고 하면 죽는다”며 “다 버려야 저희 당이 살아난다”며 사실상 경선참여 비례후보와 대표단 사퇴를 요구했다.

이처럼 민주노총 내의 당권파와 비당권파 계열의 목소리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이후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시작으로 한 민주노총 정치방침에도 불이 붙게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의 한 임원은 “민주노총 내부에서 당권파 대 비 당권파의 대결 구도는 피해가기 어려우며, 이 논쟁이 정치방침 논쟁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통합진보당 계파갈등, 민주노총도 덮치나
“당권파 문제 해결 위해 내부 격론 불사”


현재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통합진보당 부실, 부정 선거와 당권파의 실력행사에 대해 민주노총이 강력한 입장과 대응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배하다.

정용건 부위원장은 “당권파의 비민주적 작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권파와의)내부 격론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라며 “재창당 수준에서의 강력한 수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과의 관계 재정립과 조합원 집단 탈당 등의 카드를 다 꺼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통합진보당 전국위에서 당권파 계열의 실력행사에 참여했던 민주노총 임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산별노조 대표자는 “정희성 부위원장의 경우, 민주노총 공식 입장을 전하러 가 있는 사람도 아닌데 현재의 부위원장이 개인의견이라는 표현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상조사위를 겨냥한 발언만 계속해 대단히 불쾌했다”며 “특히 산별대표자회의를 통해 민주노총의 공식 입장이 나간 상황에서, 부위원장의 상식 밖의 행동은 심각하게 평가되어야 하며 이후 소환조치가 필요하면 소환해야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진영 논리가 있는 만큼, 혼란은 당연한 것이라 본다”며 “때문에 민주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조기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며, 전국운영위의 권고안을 최소로 한 민주노총 차원의 강력한 메시지 전달과 민주노총 내부 시스템 정비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노총의 한 임원은 “산별대표자회의 결과만으로는 전체 입장을 대변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에,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민주노총의 공식입장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정희성 부위원장의 경우) 아직까지 민주노총의 공식적 입장들이 정리가 안 되어 있어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5월 현안투쟁을 시작으로 한 총파업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후 내부 혼란이나 분열을 경계하고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산별대표자회의 개최 전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은 쇄신해야 하지만, 당 내부의 계파, 정파간의 문제가 대중조직의 정치노선 문제로 비화돼 분열돼서는 안된다”며 “민주노총이 총력투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 역시 “이번 사태가 총파업을 비롯한 투쟁 계획에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민주노총 역시 상당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투쟁이 중심이며, 정치문제에 매몰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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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시당초

    공공운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산별조직이 통진당을 지지한다고 주장했거나 시도했다. 그리고 그 대표조직인 민주노총은 노골적으로 통진당의 따까리 노릇을 자임했다. 이런 사태가 오는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다. 저 썩은 경기동부와 주사일부의 작태는 과정보다 성과를 주요한 업적으로 삼는 자본주의와 흡사하다. 그런 작자들이 진보정당한다고 깝쭉거리고 그른 당을 노동자란 자들은 생각도 없이 지지하고 집단입당했다고 자랑스레 떠벌인다. 사고하지 않고 생각없는 노동자들의 쥐같은 행위에 통진당이란 재앙이 뒤덮는다. 그 선두에 김영훈과 각 산별위원장이란 병신들이 있다.

  • 아니

    석기주의자들

  • 노동자

    통진당 지지한 사무금융연맹 지도부는 각성하라!
    사무금융연맹출신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그입다물라!!!

  • 조합원

    민주노총도 진보당 이번 비례투표에서 교훈삼아 총연맹 직선제 준비 철저히 하지 않으면 민주노총이 그대로 답습합니다

  • yestoto

    이기회에 NL계열들의 정치적인 입지가 축소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음 한다.

  • 애시당초님께 죄송하지만 지적질

    쓰신 내용 일부분에는 동의하는데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들이 있어서 한마디합니다. 공공운수노조뿐아니라 여러산별노조와 그 대표자들이 '통진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라고 선언하고 비판활동해왔습니다. 참세상에도 관련 기사들이 있었지요. 지금도 그렇기때문에 지금 민주노총 내부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라 봅니다. 잘못 알고 있는 정보에 기초에 공공운수노조를 제외한 나머지 산별위원장들을 병신만들어 좋을 것 뭐있겠습니까? 또한 조직결정에 잘못이 있으면 그걸 잘못되었다고 비판해 온 절반이 안 되는(의사결정정족수 미달 인원) 나머지 사람들도 싸잡아 비난받아야 됩니까? 다 적으로 돌리지 마시고 일반화의 오류도 범하지 않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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