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투쟁

[식물성 투쟁의지](23)

울산과학대 본관 지하농성장에 청국장이 끓는다
종이부채로 부쳐 본관 로비로 냄새를 올려 보낸다.
지성의 전당(X까!), 울산과학대 본관 로비에 청국장 냄새가 진동을 한다
뒤가 구린 놈들
학장을 비롯한 교직원놈들 죽을 맛이다

청국장을 끊이면서 미화원 동지들은 즐겁다
냄비뚜껑을 열고 종이 부채질을 하면서 미화원 동지들의 생이 환하다
엉덩이도 들썩들썩, 어깨춤도 흥겨워라
울산과학대가 직접 고용하라!
성폭력 책임자를 처벌하라!
투쟁의 요구를 청국장 맛으로 우려낸다

“잔치 잔치 열렸네”
투쟁의 아침밥상은 김이 모락모락나는 청국장 하나로도 푸짐하다
두부 하나 건져 넣고 청국장으로 비빈 밥에
적당히 신김치를 얹어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동지들의 얼굴에 걷잡을 수 없는 생기가 돈다
生生한 모습이 거뜬하다
“구사대놈들 올테면 함 와 봐라”
미화원 동지들은 이것을 청국장 투쟁이라고 부른다

투쟁은 안되고 맥은 풀려
연사는 지 알아서 지끼고 이곳저곳 술판인 밋밋한 민주노총 총파업 행사
기만은 가라! 체념은 가라!

그 뛰어난 맛과 투쟁 신명의 처녀지,
청국장 투쟁에 함께 하고픈 사람들은 지금,
세상의 모든 울산과학대 농성장으로 오라!
태그

울산과학대 , 청소노동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성웅(시인)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