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가 오늘을 견디는 사상입니다

[식물성 투쟁의지](30) 금속노조 부산정관지회 조합원 배순덕 동지에게

노동자의 아내로 살기보다는 투쟁하는 노동자로 살고 싶어
자랑스러운 금속노동자가 되고 싶어
아이들 키워 놓고 10여년 만에 쇳공장에 출근한 첫 날

침침한 작업등과 모재에서 튀어 오르는 용접불꽃을 보면서
겁도 나고 다리도 후들거렸지만
노동자의 깡다구로 이 악물고 일을 시작했던 동지
용접 불똥이 팔뚝에 튀어 꺼멓게 타들어가도
기계기름 쓱쓱 문질러 바르고 일을 했던 동지
빠레트 모서리에 손등이 찢어져 피가 흘러나와도
일회용 밴드 하나 없어
휴지로 손등을 덮고 포장테이프로 찡찡 감아 일을 해야 했던 동지
퇴근해서 내 돈 들여
찢어진 손등을 꿰매고 화상 입은 팔뚝까지 치료했던 동지

서럽고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펑펑 쏟아져도
두고 보자!
독한 마음으로 금속노동자의 자존심과 푸른 깃발을 지키고자 했던 동지
독한 마음으로 금속노동자의 자존심과 푸른 깃발을 자랑스러워했던 동지

살아 투쟁 했고 우리 생애 처음으로 자랑스러웠던 날들은 가고
이제 현장에서 몇 년 일하다가 정파 라인 타고 연맹가고
그래서 민주노동당 공천 받아 부르주아 정치꾼으로 출마하는 부패와 타락의 시대
민주노조운동이 부르주아 정치에 입문하는 코스가 되어 버린 반혁명의 시대
투쟁은 안되고 교섭 전문가들은 늘어나는데
현장은 쑥대밭이 되어 가는데

중대재해를 당해 죽다 살아난 남편 곁에서
동지는 제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더 힘들고 어렵게, 치열하게 살아라"

다가오는 투쟁과 혁명의 시간
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어야 하는지
어떻게 살고 사랑하고 싸우다 죽어야 하는지

노동자의 아내로 살기 보다는 투쟁하는 노동자로 살고 싶어 하는 동지가
오늘을 견디는 제 사상입니다 (2007년8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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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고자 올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조합 조성웅 전 지회장님 2만여명의 사내하청노동자들이 동지가 현장으로 돌아와 힘들지만 함께투쟁해나갈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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