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늘...쌍용, 강정, 용산 제주하늘 아래 모이다

SKY 공동행동, 강정 평화대행진 참석...“우린 아무 것도 무서울 것이 없다”

강정 평화대행진 5일차,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용산참사 유가족들, 강정마을 주민들이 한데 모였다. 제각각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와 살던 곳에서 쫓겨난 철거민과 생명, 평화의 가치를 옹호하는 이들을 대변한다. ‘노동자와 구럼비와 쫓겨나는 사람이 하늘’이라는 SKY 공동행동이다. SKY 공동행동은 3일 오후, 대열의 선두에서 동진을 이끌었다.


쌍용자동차 지부는 2일 오후, 제주에 도착했다. 쌍용차 지부는 대한문 앞 분향소가 노동자들의 상징적 장소가 돼 연일 빠듯한 일정을 치뤄내고 있다. 4일 밤에는 한상균 전 지부장이 3년의 형기를 다 채우고 만기출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빡빡한 일정에도 쌍용 노동자들은 기꺼이 제주를 향했다.

쌍용차 지부 조합원들은 “분향소에 많은 이들이 연대해주는 만큼 쌍용도 최대한 많은 연대를 해야 한다”면서 “연대를 통해 힘을 모아내고 그힘 받아서 쌍용이 앞장서 투쟁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보였다.

이미 수 차례 만난 쌍용차 지부 조합원들은 ‘강정댄스’에도 익숙했다. 행진의 선두에서 어께를 들썩이며 길을 걷는 노동자들의 발걸음은 행진 참가자들과 제주시민들의 이목을 잡아끌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3일 오후부터 행진에 합류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행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문정현 신부는 직접 동진을 찾아 이들을 맞이했다.

유가족 유영숙 씨는 뙤약볕을 걸으면서도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만나야 할 사람들이고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언제나 용산의 식구들이 함께하고, 든든한 강정의 주민들과 쌍용차 노동자들처럼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연대한다면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다”며 용산과 쌍용과 강정의 투쟁이 모두 승리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연대해 주는 고마움만큼 강정도 모두의 투쟁에 반드시 연대해 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강 회장은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힘 없는 이들이라는 공통점에서 강정과 쌍용차와 용산의 연대는 더욱 의미 있는 것”이라며 “힘 없는 이들은 반드시 서로 도와가며 싸워야 한다”고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Y 공동행동을 앞세운 대행진단은 5일 째 외친 ‘해군기지 결사반대’ 구호에 더해 ‘정리해고 철폐’와 ‘용산참사 진상규명’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SKY 공동행동에 대해 설명을 들은 행진 참가자는 “쌍용과 용산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이번 행진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돌아가면 <두 개의 문>을 볼 것”이라며 용산참사에 대한 연대에 관심을 표현했다.


실제로 행진 참가자 중에는 해군기지 건설이나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의 문제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참가자들이 상당 수 있었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모든 참가자들이 해군기지 건설문제를 비롯한 문제들을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태의 심각성과, 절막한 마음을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됐다”며 “그것이 이 행진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강동균 회장은 이어 “정치권에서도 숱하게 마을을 다녀갔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만 있었다”면서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민들과 도민들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동시에 “정치권 인사들이 어떤 이유로든 관심을 가져주면 그들을 통해서 국민들의 관심을 더욱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그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평화대행진에는 민주통합당의 예비대선후보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이정희 전 의원, 김제남, 김미희, 김재연 의원 등이 참석했다.

5일 차 행진을 마치고 숙영지 조천 체육관에 모인 동진은 대행진 마지막 밤을 밝히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촛불 문화제에서 이들은 지난 닷새간의 활동을 되짚으며 작성한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작가회의는 “강정마을에 들어선다는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차원을 넘어 강정과 제주도에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자는 능동적 외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번 대행진의 의의를 설명했다. 강동균 회장도 문화제에서 “하루마다 늘어가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미 이겼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대행진단은 4일 대행진의 마지막날, 제주시 탑동을 향해 행진하며 저녁에 열릴 ‘평화 콘서트- 강정, 평화를 노래하라’를 시민들에게 알린다. 대행진의 대미를 장식 할 평화 콘서트는 오후 6시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방송인 김미화 씨의 사회로 열리며 들국화, 안치환밴드 등이 출연한다. 평화콘서트를 끝으로 강정 평화대행진의 모든 일정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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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 용산참사 , SKY 공동행동 , 강정 평화대행진 , 쌍용차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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