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축출, 군부와 협의된 수순

이집트 혁명 세력, “무르시, 일보 내딛었지만 더 전진해야”

군부와의 힘겨루기에서 승리한 것으로 평가된 이집트 무르시 대통령의 최근 군 수뇌부 축출이 사실은 군부와의 협의 하에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집트 혁명 세력은 무르시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에 지지를 표하면서도 지속적인 혁명 과업 이행을 압박하고 나섰다.

무르시 대통령은 12일 무바라크 이후 국가과도위원회의 실세였으며 새 정부에 기용된 후사인 탄타위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에 은퇴 명령을 하는 한편 군부에 군대통솔권, 입법권 그리고 예산 동의권을 가지게 한 임시헌법을 무효화 시켰다.

이 같이 전격적인 무르시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주 16명의 사망자를 낳은 시나이반도에서의 군사충돌을 기회로 한 군부흔들기로 평가됐으나 애초 군부와의 협의된 과정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 인디펜던트>에 12일자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육군 사령관과 군사위원회의 다른 인물들과의 협의에 기초했다”고 무함마드 알-아사르 장군은 <로이터>에 전했다. 아사르 장군은 국방장관 대행으로 임명됐다.

<융예벨트> 14일자에 따르면 마찬가지로 은퇴 명령을 받은 해군 지휘관 모한 마메시(Mohan Mameesh)는 수에즈 운하회사의 이사가 됐다. 수에즈운하는 경제, 군사적인 주요 운하로서 이집트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중의 하나이다.

한편 이집트 언론 <아흐람>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의 다양한 혁명 세력들의 연합인 <혁명 수호를 위한 국민전선>은 12일 무르시 대통령이 단행한 군부 축출을 “약속 이행을 향한 일보”라고 평가하고 지속적인 혁명 과업 이행을 요구했다.

국민전선은 무르시 대통령이 국정을 장악하게 된 상황이라고 보고 군사재판에 직면해 있는 모든 정치수 석방, 자문위 구성을 포함한 전국적 통합프로젝트 이행, 1월 25일 혁명 정신을 성취할 새로운 헌법 작성을 위한 제헌의회 구성, 가능한 한 빠른 헌법 마련과 총선 보장을 요구했다. 이밖에도 사회적 정의 개선을 위한 과정과 국가기관으로부터의 사법부와 경찰을 포함하여 구정권 가담자의 축출을 압박했다.

한편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이 절대적인 권한을 우려하며 또 다른 독재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선 제도적인 제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개진되고 있다. 국민전선 또한 긴급한 문제들에 대한 최근 헌법 구성과 관련된 입법권 남용 제한을 권고했다.

한편 <융예벨트>에 따르면 이번 무르시 대통령의 군부 축출은 미국의 사전 동의 하에 진행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최근 이집트 사회의 안정화를 이유로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정권도 이를 묵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타르는 최근 이집트 회의에서 약속한 전체 지원금 20억 중 5억 달러를 지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6월 4억3천 달러를 지원했으며 원유수송비로 7억7천 달러 상당의 대출을 보장했다.

국민전선은 지난 대선 시 군부에 맞선 무르시 무슬림형제단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힌 바 있다. 국민전선에는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엘 벨타기(Mohamed El-Beltagi)와 함께 유명 작가인 알라 알-아스바니(Alaa Al-Aswany), 칼럼리스트 와엘 콴델(Wael Qandeel), 민족주의 야당 인물인 함디 콴델(Hamdi Qandeel), 정치학 교수인 헤바 라우프(Heba Raouf), 활동가 와엘 고님(Wael Ghoneim), 변화를 위한 전국연합(NAC) 창설자인 압델-겔리 모스타파(Abdel-Gelil Mostafa), 독립활동가 아메드 이맘(Ahmed Imam), 정치 사상가 하산 나파(Hassan Nafaa), 4월 6일 청년운동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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