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좌파연합, 무슬림형제단 반대 전선 결성

좌파정당·단체, 민주혁명연합 결성...이슬람주의 주도 제헌의회·IMF구제금융 반대

이슬람 비방영화를 계기로 이슬람주의가 부각되는 가운데 이집트 좌파들이 혁명 수호에 나섰다. 이들은 좌파연대를 결성하고 무르시 대통령의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대중적인 반대 전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이집트 언론 <아흐람 온라인>에 따르면 10개의 좌파 정당과 운동단체들이 좌파 연합 정당인 민주혁명연합(DRC)을 결성했다. 이들은 카이로 시내에 위치한 이집트 사회당 본부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메드 샤바(Ahmed Bahaa El-Din Shaaba) 이집트 사회당 사무총장은 민주혁명연합에 대해 “종교 국가로 전환하려는 시도 등 최근 위험에 빠진 이집트의 상황”에 원인이 있다며 “혁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좌파단체들이 민주혁명연합 결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혁명을 위한 전투가 거꾸로 간다며 무슬림형제단을 비판했다.

“무슬림형제단의 지배는 위험요소”라고 사회주의대중연맹의 아델 엘-마스하드(Adel El-Mashad)는 말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여전히 약하지만 그들은 제국주의와 시온주의 세력과의 타협을 통해 통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집트 공산당의 살라 아들리(Salah Adly)는 “무슬림형제단은 이제 노동자들의 파업이 외국 자본을 내쫓는다”며 “무바라크 시절과 같은 수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8월말 무르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무바라크 시절 사업가”들의 동행을 지적했다.

노동자 파업 억압, “무슬림형제단 본색 드러나”

노동자농민당 공동설립자인 카말 카알릴(Kamal Khalil)는 “우리는 (정부가) 나일대학 학생, 공공운수 노동자, 카이로대 노동자들의 파업을 어떻게 억눌렀는지 봐왔다”며 무슬림형제단은 이제 그들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호스니 무바라크를 내쫓은 이집트 민중은 무슬림형제단도 똑같이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좌파정당과 단체들은 현재 이슬람주의자 지배의 제헌의회 해산, 정치수 석방, IMF 구제기금 반대, 전 내무장관 하빕 엘이들리(Habib el-Adly) 꼭두각시인 현 내무장관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일에 이어 최근 22일에도 혁명을 되찾자는 취지로 집회를 벌인 바 있다.

이집트 사회주의자들은 민주혁명연합이 이집트 역사상 첫 번째에 해당하는 좌파연합이라고 밝혔다. 2006년 다양한 좌파그룹은 사회주의연맹 결성에 나서며 당시 확산된 파업 물결과 함께 좌파적 대안을 만들고자 했지만 곧 의견 차이를 밝혔다.

민주혁명연합에 참여한 10개의 좌파정당과 단체는 이집트 사회당, 이집트 대중연맹, 타감무당(Tagammu), 노동자농민당, 이집트 공산당, 민주대중운동, 반부패이집트연합, 사회주의혁명운동, 사회주의청년연합과 혁명가 미나 다니엘(Mina Daniel)을 기리는 운동이다.

이들은 대중적인 나세르주의자들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지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의 헌법당과 선거연합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거리와 선거에서 연합할 것이다. 그것은 계급차별적 지배자에 맞서 민주적인 연합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노동자농민당의 카알릴은 강조했다.

이집트, 종교 갈등 보다 사회적 저항이 우세

한편 22일 <융에벨트>에서 국제정치 전문가이자 독일연방 좌파당 원내 인권정책 대변인인 안네테 그로스(Annette Groth) 의원은 이슬람주의자들의 반미운동이 지배적으로 부각되는 현 정국에 대해 “이집트의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염려를 하고 있다. (반미 행동보다)사회적 저항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국 대사관 앞의 수백명은 보다 높은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파업하는 수 만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대학 교직원, 운수노동자와 섬유노동자들이 파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무르시 이집트 새 대통령은 일자리와 개선된 노동조건을 약속했지만 별로 많은 것을 하지 않았다. 반대로 생활비와 세금은 올라갔고 물과 전기세에 대한 보조금은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로스는 성과도 있었다며 “이집트 독립 노동조합연맹(EFITU)에 따르면 그 사이 1천개의 독립 노동조합과 함께 240만 명의 조합원이 조직됐다. 이들의 핵심적인 요구는 헌법에 자유로운 노조설립권과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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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무슬림형제단 , 북아프리카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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