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타흐리르 1만명 점거, 반 무르시 국가전선 결성

긴급조치 놓고 찬반세력 갈등 고조...1명 사망 500명 부상

타흐리르 광장을 점거한 이집트 시위대가 1만 명을 넘어 선 가운데 자유-좌파세력이 무르시 반대 투쟁을 위한 ‘국가 전선’을 결성해 반 무르시 투쟁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무르시 지지자들도 적극 대응하며 찬반 갈등이 심화되고 희생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알 아흐람> 온라인판에 따르면 이집트 좌파와 자유 세력이 현정권에 대항하는 ‘국가 전선’을 결성했다. 이들은 국가내 분산돼 있던 반정부세력들의 향후 행동을 위한 연합형태의 지도부를 만들 예정이다. 새로 조성된 국가 전선은 지난 22일 무르시 대통령에 의해 직접 승인된 독재적 형태의 새헌법 선언이 취소되기 전까지는 공식적으로 현 이집트정권과의 그 어떤 협력이나 대화도 이행치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자유-좌파 세력은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을 점거하고 3일째 반 무르시 농성 시위를 지속했다.

25일 이집트 일간지 <알 아흐람> 온라인판에 따르면 최소 만 명이 타흐리르 점거 농성에 참여했으며 30여 개의 천막촌이 형성됐다. 수십 명의 거리 상인은 시위대에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26개의 사회운동단체와 정당이 점거농성에 참여했다고 아랍권 새방송사 <알 아라비아>는 24일 AFP를 인용 보도했다. 25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활동가들은 임시적인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경찰과 간헐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캡처]

무르시 헌법선언 후 이에 대한 반대 운동이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무르시 지지자들도 적극 대응하며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25일 <알 아흐람> 온라인판에 따르면 이집트 판사연합이 특별총회를 갖고 무르시 헌법 선언에 즉각적인 반대를 표한 가운데 ‘이집트를 위한 판사들’ 단체는 무르시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들은 판사엽합이 무바라크 정권의 잔존자라고 비난했다.

25일 제헌의회 의장은 무르시의 선언을 지지한 가운데 슈라위원회 의장은 비판 의사를 밝혀 정치권 내에서도 논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르시 찬반 갈등 고조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의 물리적 충돌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1명이 사망했고 25일 60명이 부상당했으며 전체 500명 이상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중 부당했다.

이집트 베헤이라 주 주도인 다만후르에서는 반 무르시 시위대와 지지자와의 충돌 과정에서 15세 소년이 사망했다. 양측은 24일 저녁 충돌하며 26명의 부상자를 남겼고 25일 1,500명 규모의 무르시형제단 집회에서 충돌이 재개되며 15세의 소년이 사망했고 60명이 부상을 입었다. 양측은 서로에게 돌을 던지며 시위했고 경찰은 투입되지 않았다. 다만후르는 무슬림형제단 주도 지역으로 평가된다.

주말 양측의 물리적 갈등은 나일강 삼각주 지역의 탄타, 그하리바에서도 벌어졌다. 반형제단 시위대는 형제단을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맞섰다. 무슬림형제단은 돌과 곤봉으로 대응했다.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공격은 22일 무르시 헌법선언이 발표된 후 여러 도시에서 벌어졌다. 무르시의 헌법선언이 발표된 지 하루만인 23일 수에즈, 이스마일리자, 포르트 사이드에서 여당인 자유정의당(FJP) 당사가 파괴되고 불에 타고 알렉산드리아에서도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반무슬림형제단 시위대는 자유정의당 당사에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약 3만 명의 참여 속에 25일 무르시 지지 대중 집회를 진행했다. 살라피스트와 무슬림형제단의 전 의원들도 아시우트에서 집회를 열고 행진하며 무르시와의 연대를 표했다.

갈등이 증폭되자 무르시 대통령은 25일 헌법선언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세력 간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위기의 한가운데서 정치단체들과 “공동의 토대”를 찾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무르시 또한 반대의사를 밝혔던 이집트 사법부 최고기관인 최고사법위원회를 27일 만나겠다고 밝혔다.

독재근성 드러나... “무르시는 새로운 파라오, 무르솔리니”

좌파, 자유주의자와 사회주의자 등 야권 세력은 “독재근성이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독재자가 가장 억압적이며 모순적인 조치를 부과할 때 대화를 위한 공간은 없다”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모하메드 무스타파 엘바라데이는 밝혔다.

한편 25일 이집트 언론인들도 무르시의 새 헌법선언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한 제헌의회가 자신들의 권고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전국 총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 언론연합 행정위원회는 언론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헌의회로부터 그들 구성원을 철수시켰다.

농민연합도 무르시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농부연합도 언론연합과 마찬가지로 제헌의회에서 철수했다.

일요일 이집트 주식시장은 10포인트 떨어져 무바라크에 맞섰던 지난 2011년 2월 이후 가장 악화됐다고 평가됐다.

이집트의 최근 논란은 무르시 대통령이 22일 제헌 군주 수준으로 자신의 권한을 강화하고 제헌의회와 슈라위원회(이집트 상원)에 대한 이집트 사법부 권한을 제한하며 불거졌다. 이후 사람들은 무르시 퇴진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파라오”, 무르시와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의 합성어인 “무르솔리니” 등의 새로운 말을 만들어 무르시를 비판하고 있다.

무르시 지지자와 반대자는 오는 27일 각각 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어 상황은 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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