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타흐리르 30만 집결...무르시 반대 시위확산

3명 사망, 216명 부상, 349명 연행

이집트 시위대가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 철회를 요구하며 혁명의 상징 타흐리르 광장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무르시는 철회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알 아흐람> 온라인판 등에 따르면 30만 명 이상의 시위대가 27일 무르시 대통령의 헌법 선언에 반대하며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점령했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 캡처]

수많은 사람이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아시우트, 탄타, 마할라, 수에즈, 포르트 사이트 등에서 집회를 벌였다. 수천 명의 법조인은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했고, 언론인과 예술인도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대는 곳곳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한 명이 사망했다. 희생자는 좌파단체가 미 대사관 근처에 설치한 천막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경찰이 쏜 최루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 시위가 재개된 후 모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알렉산드리아와 북부 마할라에서는 무르시 반대자와 지지자 간 충돌이 벌어졌다. 마할라에서는 무르시 반대자가 무슬림형제단 사무실을 공격하면서 충돌이 빚어졌고, 무슬림형제단 측에서 80명이 부상했다.

<알 아흐람>은 “지난해 무바라크 정권을 쓰러뜨렸던 봉기를 연상시킨다”며 “지난 6월 30일 취임 후 가장 심각한 갈등에 직면한 무르시는 좌파·자유·사회주의 그리고 다른 영향력 있는 정치 세력과 반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경찰은 1주일 동안 348명을 연행했고, 이 중 109명이 구류 중이다. 지난 19일 이래로 216명이 부상했고 경찰차 22대가 파괴됐다.

시위에 참여한 한 좌파민주혁명연맹의 지지자는 “무르시의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우리는 그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새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무르시가 이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광장에 남아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대중경향당(PC) 지지자 아스마 살렘은 “나는 타흐리르 광장에 처음 선 것이 아니다. 나는 무르시의 조치와 이집트를 무슬림형제단으로 만드는 것에 반대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무르시는 조치를 취소하거나 우리가 무바라크를 밀어냈듯이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한 시위 참여자는 “무슬림형제단은 우리가 그들의 지원 없이는 타흐리르 광장을 완전히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우리는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여자는 “1월 25일 혁명 시작 이래로 내가 목격한 무슬림형제단 반대 시위 중 가장 크다. 그러나 나는 이 시위가 이 조치를 중단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믿지 않는다. 대통령은 철회를 거부했고 무슬림형제단은 그들이 옳다고 믿고 있다. 이슬람주의자와 반대세력 사이의 대치가 심화하고 있고 대화를 위한 어떠한 기반도 없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은 무르시 반대자에 대해 “국가적 이익에는 관심이 없다”며 비판했다.

이날 시위는 무르시의 최근 헌법 선언이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자유-좌파 정당과 사회운동단체가 ‘백만인 행진’을 제안하며 성사됐다. 다른 행진 시위와 다르게 이날 시위에선 무슬림형제단과 자유정의당 등 무르시 지자자의 깃발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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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타흐리르 , 무르시 ,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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