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노조 파업 돌입...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7일부터 제작부서 부분파업, 14일부턴 전 지부 전면파업

언론노조 EBS 지부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EBS 지부는 30일 오전 10시 도곡동에 소재한 EBS 사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임단협 승리 쟁취,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EBS 지부는 출정식에서 신용섭 신임 사장 임명자 출근 저지로 시작해 제작부서 파업, 전면파업 등 단계적으로 파업을 벌일 계획을 밝혔다.


류성우 EBS 지부장은 “이번 투쟁은 신용섭 씨가 공영방송 EBS를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파업의 의의를 설명했다. 류 지부장은 “신임사장이 함량 미달의 인사이거나, 제작 자율성 담보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으면 그가 EBS에 한 발 짝도 들여 놓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 지부장은 또 EBS 지부의 임단협 투쟁은 사장 검증 투쟁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낙하산 사장을 협상의 대상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임단협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EBS 지부는 ‘임금 및 단체협약 관철’과 ‘신용섭 임명자 저지’ 두 가지 요구를 걸고 파업을 이어간다. 지난 6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진행한 EBS 노사는 기본급 인상률과 제작·편성자율성 제도 도입에서 이견을 보여 왔다. 이에 서울 지노위가 조정에 나섰지만 결국 지난 27일, 조정결렬을 선언했다.

EBS 지부는 신용섭 신임사장의 사장선임 절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용섭 사장은 지난 11월 초, EBS 사장직에 응모하기 직전까지 방송통신위원회의 상임위원을 지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EBS의 감독기관이라 볼 수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보름 전까지 동료였던 이를 신임사장으로 의결한 것이다. 이에 신용섭 신임사장에 대해 청와대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비밀리에 진행된 방통위의 사장선임 절차 역시 반발을 사고 있다. 후보자에 대한 공식적인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과 2009년에 진행된 사장 선임절차에선 사장 후보자 면접을 공개했기 때문에 반발은 더욱 거셌다. 공모는 지난 9일 마감됐고, 신용섭 사장은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비공개 면접을 통해 사장에 선임됐다. 노조는 신용섭 사장에 대해 전혀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신용섭 사장의 선임에 반발하며 30일부터 일주일 동안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다. 노조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오는 7일부터, 제작부서 부분 파업에 들어가고 14일부터는 전 지부의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알렸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도 신용섭 사장의 선임과정을 낙하산으로 규정하며 EBS의 파업에 힘을 실었다. 이강택 위원장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를 거쳐 방통위에도 1년 밖에 있지 않은 이가 낙하산으로 내려왔다”고 지적하며 “EBS가 방통위 산하기관이고 여러분은 방통위 산하 공무원이냐”고 반문했다.

이 위원장은 또 방통위의 사장 선임 절차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신용섭 씨가 EBS에 오게 된 과정에서 제대로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방통위는 그동안 쥐꼬리만한 수신료와 지원금으로 EBS에 허드렛일을 강요했다”고 비판하며 “방통위가 오히려 EBS 구성원들의 성과를 방해해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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