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르시 긴급조치 철회, 제헌 국민투표는 계획대로

이집트 군부, 사회적 혼란 개입 의사 밝혀

무르시 대통령이 8일 저녁 헌법 선언을 철회했다. 그러나 국민투표는 계획대로 15일 진행된다. 무르시에 대한 대중적인 반대 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집트 군부는 처음으로 성명을 내 사회적 혼란에 대한 개입 의사를 밝혔다.

9일 <알아흐람> 온라인판과 BBC에 따르면, 무르시 대통령이 8일 개최한 야권과의 회담 대변인으로 나선 모하메드 셀림 엘-아와는 “헌법 선언은 지금 이 순간부터 취소된다”며 무르시 대통령의 헌법 선언 철회를 발표하고 국민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애초 8일 이집트 부통령은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연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성사되지 않았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 캡처]

엘-아와는 무르시 대통령이 정부와 야권 사이 고조된 긴장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했던 회의 후 이날 참석한 40여 명을 대표해 이 같이 말했다. 거리 투쟁을 주도하는 혁명수호전국전선 등 주요 야권은 헌법 선언이 먼저 철회되고 국민투표가 연기돼야 한다는 이유로 이 회의를 거부한 바 있다. 무르시의 헌법 선언과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날 대통령궁으로 행진해 대중 시위를 전개했다.

엘-아와는 또한 대통령이 새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연기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이유로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철회된 대통령의 헌법 선언은 새로운 헌법 선언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또 “헌법초안이 (국민투표에서) 반대된다면, 3개월 내 총선을 통해 새로운 제헌 의회가 구성될 것이다. 그리고 6개월 안에 새로운 헌법이 만들어 질 것이다”고 밝혔다.

BBC의 카이로 통신원 샤이마 크할릴은 “이는 대통령 측의 주요한 양보 싸인이며 예측되지 않은 조치다. 지난 6일 무르시는 절대 권력에 대한 포기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극적인 유턴으로 그는 그런 권력을 포기한다고 결정했다. 대통령의 헌법선언으로 특히 모욕을 받았다고 느끼는 이집트 사법부에게 좋은 소식이다. 야권에게는 절반의 승리다”라고 평가했다.

크할릴은 또한 “무르시 대통령이 주요한 양보를 했지만 아직 거리의 긴장을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헌법 선언은 취소됐지만 헌법 선언 아래 진행된 결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해임된 검찰총장은 복권되지 않을 것이며 구정권 관료에 대한 재심은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무르시의 일방적인 권력은 끝날 것이라고 BBC는 내다봤다.

이집트 군부, 사회적 혼란 개입 의사 표시

이집트 군부는 8일 무르시 헌법 선언 후 처음으로 성명을 내 “대화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어두운 터널로 이끌 수 있으며, 우리가 이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군부의 성명 후 많은 이들이 군부의 개입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무르시 지지자는 사법부가 구정권의 반동적인 인물로 구성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르시의 반대자는 헌법 선언이 발표된 뒤 시위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은 또한 헌법초안이 이슬람 동맹에 의해 주도된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를 반대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달 22일 무르시 대통령은 일명 ‘파라오법’이라 불리는 헌법 선언을 발표하며 대중적 반발을 낳았다.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은 제헌의회 표결을 앞당겨 국민투표 일정을 확정했지만, 야권은 헌법 초안이 이슬람주의를 강화하며 정치적, 종교적 자유와 여성의 권리를 제한한다며 이를 거부하며 혁명수호전국전선을 구성하고 반대 시위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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