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고용불안의 달...“청소노동자에게 해고없는 연말을”

업체변경, 계약만료...연말만 되면 고용불안에 떠는 청소노동자들

청소노동자들에게 12월은 ‘고용불안의 달’이다. 각 대학을 비롯한 원청업체들은 12월이 되면 계약종료와 용역업체 변경 등을 이유로 청소노동자에게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한다. 지난 2010년 해고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도 새해벽두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청소노동자들이 ‘해고걱정 없는 연말’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공공운수노조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의 단체들이 함께 하는 ‘청소노동자에게 해고걱정 없는 연말을’ 캠페인단은 10일 대한문 함께살자 농성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캠페인 계획을 발표했다.


캠페인단은 대학, 공공기관, 기업과 같은 원청이 용역업체 변경 시 기존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용역업체 입찰 조건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원청의 실질적 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할 것, 공공부문의 상시업무 노동자들을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숙희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성탄절과 송년회로 들뜬 연말을보낼 때 청소노동자들은 해고의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회장은 “연말이 된다고 건물이 없어지거나 청소일거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40만이 넘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왜 연말이 되면 해고의 불안에 떨어야 하는 것이냐”고 물으며 “원청이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세현 서울시립대분회장도 청소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윤 분회장은 “관리직원이 해고를 협박하고, 돈을 갈취하거나, 멋대로 부당한 해고를 일삼아도 고용불안으로 인해 마땅히 항의도 하지 못하다 노조가 출범하고 나서야 다른 부서로 전출을 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세현 분회장은 서울시립대가 박원순 시장을 이사장으로 한 ‘공공부문’임을 강조했다. 윤 분회장은 “학교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박원순 시장이 방문하면서 단 한 번도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돌아봐주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공공기관인 원청 학교를 보고 일을 시작한 것이지 하청업체에 취직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서울시립대는 얼마 전 발표한 서울시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3월부터 학교가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한다.


캠페인단은 정부와 국회가 기간제 및 간접고용을 규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게 관계법 개정을 요구한다. 또한 노조법 상 사용자 개념을 확대해 원청 사용자가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노조법 개정 역시 촉구하고 있다.

캠페인단은 10일을 시작으로 2주일간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시민들과 청소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한 새벽 선전전을 진행한다. 또한 웹자보,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고 1만명 이슈청원을 받는 온라인 선전전도 벌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12월 13일에는 12월을 고용불안의 달로 정하고 12월 달력을 찢는 인증샷을 SNS를 통해 배포하는 공동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대한문 농성촌 앞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이 12월에 일방적으로 받은 근로계약 해지통보서를 전시하고 고용불안 전시회를 연다. 이 전시회에 전시된 근로계약 해지통보서는 대부분 12월 마지막 날을 기해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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