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뒤에선 튀니지 보수연정

튀니지 인민전선, 부채 탕감 요구

“재스민 혁명”이라 불리던 2011년 튀니지 혁명 후 재스민은 세 번 피고 졌다. 벤 알리 독재를 타도한 튀니지 민중의 새로운 헌법은 여전히 제정되지 않았고, 긴축 주도의 유럽 경제 위기 아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은 부쩍 늘었다. 지난 주말에도 23세의 청년실업자가 2년반 전 부아지지가 분신한 같은 장소에서 분신했다. 2010년 12월 후 분신한 이들의 수는 160명에 이른다. 대부분은 젊은 청년이었다. 이슬람 근본주의 뒤에 숨은 튀니지 엔나흐다 정권은 IMF와 함께 민중의 자산을 더욱 사유화할 태세다.

초크리 벨라이드 인민전선 지도자가 암살된 지 3달 후, 튀니지 정치 상황에 대한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3일 <융에벨트>는 튀니지 인민전선을 주도하는 튀니지 노동자당(전 공산주의 노동자당) 대변인 질라니 함마미(Jilani Hammami)를 인터뷰하고 튀니지 상황을 전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경제 위기 아래 실업률은 현재 18%, 물가상승률은 25%에 이른다. 튀니지인의 25%는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사는 빈곤 상태에 있다. 사회 여건은 대단히 열악해 사람들은 엔나흐다 정부를 신뢰하지 못한다. 2월 초 초크리 벨라이드 암살도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3월 초 튀니지에서 담배 팔이를 하던 젊은 행상인이 혁명을 되살리자며 분신했다. [출처: http://www.independent.co.uk/ 화면 캡처]

IMF, 구제금융 놓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요구

정부는 이런 조건에서 IMF와 180억 달러 규모의 협상을 하고 있다. IMF는 조건을 걸고 있다. 예를 들어, 그들은 가솔린 가격을 올리고 모든 보조금을 삭감하라고 요구한다. 이외에도 IMF는 공공부문 신규 채용 중단을 원한다. 인민전선은 결국 IMF가 공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사유화까지 요구할 것이며 이는 튀니지 경제 위기를 보다 심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민전선은 튀니지 부채가 삭감돼야 한다고 본다. 튀니지 부채는 국민소득 48%에 이르며 매년 국가 예산의 20%로 부채를 갚는다. 그러나 이 부채는 독재자 벤 알리가 만들었고 튀니지인이 아닌 자기 배를 채우며 착복했다는 평가다.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벤 알리는 90억에서 140억 달러를 빼돌렸다고 추측되고 있으며 그의 돈은 스위스, 카타르와 프랑스 그리고 다른 나라에 분산돼 있다고 알려졌다. 튀니지 국가채무는 현재 250억 달러다.

많은 돈을 가진 카타르는 튀니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엔나흐다 당 대표 간누치의 사위가 카타르 방송사 <알 자지라>에서 일했다. 혁명 후 그는 튀니지 외무장관이 됐고 양국의 관계를 밀접하게 하려고 애써왔다.

3개 정치 연합 각축...튀니지 좌파단결운동의 보루 인민전선, 유럽 좌파와도 연대

튀니지 정치 세력은 3개의 커다란 블록이 격전하고 있다. 우선 트로이카(EU, ECB, IMF) 세력인 이슬람주의 엔나흐다가 있다. 독재의 전복 후 첫 번째 선거에서 엔나흐다는 37%를 얻어 다른 2개의 정당과 연정한다. 두 번째는 5개 자유주의 정당이 결성된 튀니지를 위한 호소 연합이다. 여기에는 혁명 후 해산된 구 여당 세력이 새로운 이름으로 가입돼 있다. 세 번째 세력이 인민전선(Jebha Schaabia)이다.

인민전선은 11개의 정당이 함께 하며 인권활동가, 여성주의 활동가 등 다양한 개인들이 함께 한다. 부분적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 사민주의 세력과 함께 범아랍주의의 민족주의 조직도 있다. 이외 아딱도 함께 한다.

이들은 2011 혁명 후 공동의 전선을 결성하기 위해 시도했지만 당시 의견차는 매우 커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 10월 선거 후 토론과정이 재개됐고 2012년 가을, 전선 결성에 도달한다.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민 전선은 11%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헌법 토론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유효한 선거법과 선거위원회도 없는 상황이어서 내년 봄 쯤 선거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튀니지의 강성 노동조합 운동과 인민전선은 매우 긴밀하다. 인민전선을 공동으로 결성한 많은 이들은 노동조합 UGTT 소속이며 영향력이 높다. UGTT와 인민전선은 많은 경우 동일한 견해를 갖는다.

인민전선은 프랑스 좌파전선, 그리스 시리자와 협력한다. 지중해 좌파 동맹 건설을 위한 튀니지, 프랑스, 그리스, 모로코, 이집트 사이에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들은 증가하는 실업률, 빈곤 악화, 주변화와 억압의 심화에 맞서 튀니지를 구하고 민중에 헌신하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모든 좌파 그리고 진보 세력은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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