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사드 없는 시리아 위해 정권교체 박차

미·러, “평화대회” 소집했으나 합의는 미지수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논란과 이스라엘의 잇따른 시리아 공습 후 미국이 러시아와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논의에 박차를 내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 밝히지만 아사드 없는 시리아를 위한 정권 교체, 즉 반 이란 블록 강화를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8일 <러시아의 소리>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7일 모스크바에서 만나 시리아 위기 해결을 위한 평화대회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지난해 6월 성사된 제네바합의에 기초해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정치적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할 계획이라며 국제회의를 5월 말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www.aljazeera.com/ 화면 캡처]

이번 회의가 시리아 입장에 대한 미·러 간 격차를 좁히고 중단됐던 시리아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 논의를 재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갖기도 하지만 아사드 정부에 대한 양국 간 입장 차 때문에 평화대회가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 정치적 해결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제네바합의는 시리아 당국과 반군 간 과도정부를 상정하지만 미국은 아사드 없는 시리아 정부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이 아닌 아사드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평화대회 의제에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화학무기에 대한 진상 규명 사안도 포함됐다.

이미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의혹과 논란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반군에 대한 군사 지원의 정당성을 구축해 왔다. 유엔 조사기관에서 제기한 반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서 미국은 정확한 근거도 없이 반군이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만약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면 정부군의 소행일 것이라고 아사드를 다시 몰아부쳤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무기 논란은 현지에 파견된 로버트 피스크의 지적처럼 여전히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다마스쿠스에 파견된 영국 <인디펜던트>의 로버트 피스크는 7일 미국 <데모크라시나우>에서 부시 미국 전 대통령과 블레어 영국 전 총리의 이라크 침공 전 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 거짓말과 똑같은 “화학무기극”이라고 재차 지적한다. “실제적으로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이는 단지 수많은 인명을 살해하고 있는 흉포한 전쟁의 프로파간더라는 점”이라는 분석이다.

화학무기 의혹이 다시 제기된 뒤인 지난 6일 뉴저지 민주당 상원이 시리아 반군 무장과 군사교육을 위한 지원 법안을 발의하며 반군에 대한 보다 공식적인 지원 절차에 나서고 있다.

시리아, 미국의 대 이란 패권 강화를 위한 전장

화학무기 사용 의혹 제기에 이스라엘의 공습까지 자행되며 시리아는 미국의 대 이란 패권 강화를 위한 전장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 5일 시리아에 잇따른 폭격을 가했고 4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이스라엘이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의 증언에 따라 최근 이스라엘의 폭격은 시리아에서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로 이동될 이란제 파테-110 미사일을 타격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그들(이스라엘)은 다른 나라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동맹의 침략을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이전 4월 21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란의 핵위협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며 이스라엘 단독 공격이 정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미국은 “화학무기” 관련 국제사회의 논란을 주도하며 아사드 정권을 압박하는 한편 중동의 동맹인 이스라엘은 무력시위를 통해 직접적으로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형국이며 이란에 초점이 잡히고 있다.

오는 6월 14일 대선을 앞둔 이란은 이러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에 정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란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원한다면 지원하겠다고 공식 천명한 한편 8일에는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위한 자발적 민병대를 소집하고 나서 긴장은 팽팽해지고 있다.

외교적 해법이 아닌 무력 대응과 도발 가운데 피흘리는 시리아인들의 수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4월 약 2백 명이 매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사망한 약 6천 명 중 절반이 민간인이었다. 약 1,700명이 반군, 천여 명이 시리아 군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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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드 , 화학무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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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코프스키

    이스라엘 그리고 시오니즘에 속지 마십시요. 이들의 주의는 한나 아렌트(이 분도 문제가 있긴 하지만 홀로 코스트 등의 발현에서의 유태인 상층부와 평범한 유태인에 대한 비밀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 ; 자세한 것은 제가 작성한 아랍혁명 사이트의 http://arab.jinbo.net/node/1255 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참고해 보건데 유태인 자본과 랍비 등의 일부 상층만을 위한 주의입니다. 성격이 이렇지 않았으면 왜 아렌트의 소개 저서를 포함한 저서들은 이스라엘과 일부 유태인 사회 내에서 금서였을까요? 이러한 주의가 작동하고 이 주의로 건설한 나라가 이스라엘이고 각지의 출세한 유태인들은 (모두는 아니어도) 이 주의의 전도사들입니다.
    아울러 이들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라도 일반적인 세계의 국가 내에서 (거대) 변혁은 반드시 탄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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