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권영화제 23일 개막 “이 땅에서 무슨 일이...”

개막작, 강세진 감독 <村, 금가이>...1997년 <레드헌트> 특별 상영

가려진 거리의 설움과 투쟁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인권영화제가 23일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4일간의 상영회를 시작한다. “이 땅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번 영화제는 국내작 15편, 해외작 9편 등 모두 26편의 인권 영화를 선보인다.

18회를 맞이한 이번 서울인권영화제의 개막작은 강세진 감독의 <村, 금가이>다. 작품은 경북 영주시 영주댐 공사로 수몰될 운명에 처한 마을을 배경으로 서울에서 귀향해 홀로 수자원공사에 맞서는 장진수 씨의 싸움을 조명한다.

폐막작인 영국 장 필립 트랑블레 감독의 <언론의 자유를 팝니다>는 저임금과 폭력 속의 베트남 나이키 공장과 CBS의 취재, 그리고 동계올림픽 독점중계권을 이유로 한 나이키의 CBS 후원과 이후 방송 중단의 문제를 차례로 짚으며 언론 개혁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서울인권영화제 분리, 독립을 기념해 특별히 조성봉 감독의 1997년 작 <레드헌트>도 상영된다. 당시 서울인권영화제 서준식 집행위원장은 <레드헌트>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바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현장의 영상이 준비돼 있다. 인권영화제는 하나 하나 인권의 이름으로 제기해온 사회 곳곳의 문제를 주제별로 스크린에 올릴 계획이다. 첫날 이주·반성폭력의 날(23일)을 시작으로 노동·소수자의 날(24일), 국가폭력·반개발의 날(25일), 장애·표현의 자유의 날(26일)이라는 주제 속에서 다양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제 개막 하루를 앞두고 분주한 서울인권영화제의 김일숙 활동가는 “날이 더워도 자리를 뜨지 마시고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현안을 담은 영화를 끝까지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녹록치 않은 재정이지만 빈곤한 사람도, 여성도, 성소수자도, 청소년도 “누구나”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온 영화제이기 때문에 관객의 자리가 보다 크다는 이야기다.

특히 김일숙 활동가는 이번 영화제는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독립해 처음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인 만큼 관객들의 참여와 지원이 더욱 소중하다며 “기업이나 정부 기금을 받지 않고 영화제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관객의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투쟁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투쟁하며 조명하는 서울인권영화제는 관람 뿐 아니라 후원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6월 2일까지 ‘소셜펀치(socialfunch.org)’ 등을 통해서다.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서울인권영화제는 1996년부터 검열에 반대하고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17년간 국내외 인권영화를 무료로 상영해온 비영리 영화제다. 영화제는 또 이명박 정권 후 2008년부터 현재까지 영화진흥위원회 ‘추천’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영관을 대관하지 못하고 6번째 거리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http://hrffseou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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