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임시대통령, 대선·총선 일정 발표

군부 무르시 지지자에 발포, 수백명 사상자 속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이집트 군부의 발포로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과도 대통령이 대선, 총선 일정 등 칙령을 발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살육의 월요일”이라며 군부에 맞선 민중 봉기를 선동, 계속된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살라피스트 알누르당도 군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견제에 나섰다.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대통령은 8일, 무르시 전 대통령 집권 시기 통과된 이슬람주의 헌법 개정을 위해 2개의 위원회를 만들고, 4개월간의 수정 작업을 거친 후 2개월 안에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후 의회가 구성되면 1주일 안에 대선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임시대통령의 칙령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에 대한 발포 후 정국이 급속히 악화된 가운데 발표됐다.

이집트 군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에 발포... 51명 사망, 435명 부상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 캡처]

이집트 군부는 8일 카이로의 공화국수비대 본부에서 무슬림형제단 지지자에 발포, 최소 51명이 사망하고 435명이 부상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새벽 기도회 중 군부가 습격해 학살했다며 “살육의 월요일”이라고 규탄했다. 부상자 다수가 머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슬림형제단은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부는 “무장한 테러리스트 그룹”이 시설을 습격해 군사적 조치를 취했다며 군인 1명이 사망했고 4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공화국수비대 본부에는 축출당한 무르시 전 대통령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한이집트당’ 등 이집트 전국전선의 정당들도 군의 발포 행위를 비판하고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다.

내무부 대변인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상자 발생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사법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또 시위대에 대해 군 또는 다른 정부기관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집트 경찰은 국민의 부대이며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국 혼란 고조,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 대치 양상으로 비화

군부의 발포로 무르시 축출 후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시도도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의 대치로 비화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살라피스트 알누르당은 8일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군의 발포 후 과도 정부 로드맵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며 새로운 로드맵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들은 모든 정치세력이 참여하는 전국회의를 소집해 우선 국가적 화해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알누르당은 또 군부 발포뿐 아니라 무르시 축출 후 이슬람 주요 정치인 체포, 방송사 폐쇄, 이슬람주의자에 대한 비방을 이유로 과도 정부 구성과 선을 그었다.

이집트 내 주요 이슬람 세력인 알누르당은 무르시 축출 후 애초 군부가 밝힌 로드맵에 대한 지지를 밝히며 과도 정부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세속주의를 문제로 총리 인준을 2차례 반대하며 발목을 잡아왔다. 이제는 전체 로드맵을 견제하고 나서 새로운 과도 정부 구성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편 무슬림형제단은 군부가 “혁명을 탱크로 약탈했다”며 이에 맞선 봉기를 선동하고 있다. 이들은 “국제 사회와 세계 모든 자유로운 이들에 대해 계속된 살육을 막기 위해 나서자”고 호소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저항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이 결국 무장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8일 군부는 자유정의당 중앙당사에서 무기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당사를 폐쇄했다.

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안사르 알샤리아라는 이름의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은 무르시 축출, 방송사 폐쇄와 이슬람 시위대의 죽음은 이집트 이슬람에 대한 전쟁 포고라며 공격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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