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야권, 임시대통령 헌장 거부

“무르시 헌법과 다르지 않아...보통 사람들의 고통 덜어낼 개정안 제안할 것”

이집트 반정부 세력 연합체 타마로드(반란)가 임시대통령이 8일 발표한 헌장(헌법선언)에 대해 새로운 독재 정권을 설립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타마로드는 무르시 대통령 퇴진을 위한 2,200만 서명을 이끌며 무르시 정권 퇴진 투쟁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들은 부대통령으로 지명된 엘바라데이와 함께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이 이끄는 과도정부에서 야권을 대표하고 있다.

타마로드는 무엇보다 33조로 구성된 헌장 제1조항이 이슬람 근본주의를 원하는 살라피스트를 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1조항은 샤리아의 원칙과 이의 기본 규칙, 교리, 법학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때문에 타마로드는 이 조항은 군부가 지난 3일 정지시킨 무르시 헌법과 다를 바 없다는 견해다. 당시 이 조항은 가장 많은 논란을 야기한 부분 중 하나였다.

  타마로드 자원활동가들이 6월 30일 시위를 앞두고 무르시 대통령 퇴진 서명을 받고 있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 캡처]

타마로드는 또 헌장의 일부 조항(23, 24, 27조)은 대통령에게 절대적이고 무제한의 권한을 의미하는,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과 조치를 취할” 권한을 승인한다며 새로운 독재의 근간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군사 법원과 국방위원회에 관한 조항(19, 22조)도 군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헌장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각과 함께 입법 권한을 가진다. 대통령은 또 국가 정책과 예산 승인권을 가지며 내각 동의를 조건으로 3개월 간의 비상 사태를 선언할 수 있다.

이집트 야권, 대통령 헌장 사전에 인지 못해

타마로드 마흐무드 바드르 대변인은 9일 대통령이 공개한 헌장의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헌장은 우리에게도 또는 엘바라데이에게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다른 모두와 마찬가지로 놀랐다”고 밝혔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과도 기간의 성공이 확실히 되도록 주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타마로드는 보통 이집트인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빠르게 일할 새 정부를 구성하기 원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에 개정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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