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구 무바라크 세력, 살라피스트와 연합

과도정부 새 총리에 자유시장 지지자 엘베블라위

이집트 과도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며 구 무바라크 세력과 이슬람 근본주의 살라피스트의 연합이 확인됐다.

군부의 무르시 축출은 청년운동, 자유주의자, 기독교, 좌파 운동가 등 다양한 세력의 지지를 받았으나, 이후 정국은 무바라크 구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군부와 살라피스트가 분명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총리로 지명된 하젬 엘베블라위(좌)와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우)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 캡처]

무엇보다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이 무바라크 시절 주요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1992년 무바라크가 그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지명했으며 이후 헌법재판소 부소장과 소장을 맡아 이집트 법조계에서 최고 지위를 누렸다. 만수르는 무르시가 이긴 2012년에는 대선 선거법 제정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만수르 임시대통령 아래 살라피스트는 과도 정부 구성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살라피스트 알누르당(Al-Nour Party)은 총리 후보로 범야권을 대표하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가 지명되자 자유주의자라는 이유로 즉각 거부했고, 2번째 후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반대했다. 결국 3차 후보로 하젬 엘베블라위가 호선되자 찬성 입장을 밝혀 새 총리로 확실시됐다.

특히 이집트 야권은 만수르 임시대통령의 헌장에 대해 제1조항부터 살라피스트를 위해 기술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알누르당은 이집트 제2 정치 세력이기는 하지만 무르시 퇴진 시위의 불과 이틀 후인 이달 2일, 무슬림형제단에 등을 돌리고 야권에 합류한 기회주의 세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무르시 정권 아래에서도 제헌 등 이슬람 근본주의를 선동하며 반혁명을 이끌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알누르당은 “빵, 자유, 사회적 정의”를 요구하는 거리 민중들과 거리가 있으며, 현재 군부가 이끄는 정국을 좌우해 구 무바라크 세력 주도의 군부와 살라피스트가 연합한 반혁명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엘베블라위 총리, “자유시장을 지지하는 이집트 경제 전문가”

애초 무바라크는 이슬람 진영의 분열과 약화를 위해 살라피스트를 보장했지만 이제 무바라크의 잔존 세력이 다시 지난 시절로 복권하고자 살라피스트의 손을 잡고 있다. 이집트 군부는 살라피스트와의 연합을 통해 무엇보다 무슬림형제단을 고립시키는 한편, 살라피스트를 후원하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자본과의 연합을 유지할 심산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이집트 경제 위기와 관련 각각 50억, 10억 달러의 지원 방침을 밝혔다.

3번째 총리 후보로 지명된 하젬 엘베블라위는 자유주의적 경제전문가로 알려졌으며, 이집트 사회민주당 공동 창립자로 1995년에서 2000년 사이 유엔사무차장으로 일했다. 그는 2011년 이집트 혁명 후 최고군사위원회 아래 에삼 샤리프 과도정부에서 재정장관을 맡은 바 있다.

엘베블라위는 2011년 10월 28명이 사망한 콥트교 시위대에 대한 군부 진압에 반대하며 사퇴했지만 그가 얼마나 거리의 요구를 이행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10일 BBC는 그에 대해 “자유시장을 지지하는 이집트 경제 전문가”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