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인종차별 아래 이중의 고통

시리아 인구 4분의 1 이상 난민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인접국으로 피신한 난민들이 인종차별로 더욱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내전 발발 후 국외로 피신한 난민이 모두 200만 명에 이르며, 국내에서 떠도는 난민도 400만 명을 넘어 선 것으로 추산된다고 24일 <가디언>이 유엔 기록을 인용, 보도했다. 이 수는 시리아 인구 2,200만명의 약 5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촌 [출처: http://www.guardian.co.uk/ 화면 캡처]

시리아 내전 초인 2011년 말 난민 수는 10,265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내전 전환점을 기록한 홈스 전투 후 난민 수는 계속 불어나 이 해 7월 10만 명으로 늘었다. 알레포와 다마스쿠스로의 확전 후 이 수는 다시 올해 1월 50만 명으로 증가했고 최근에는 매일 5천 명에서 1만 명의 새로운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난민 대부분은 레바논, 요르단, 터키, 이라크와 이집트에서 체류 중이며 여건은 나라마다 다르다.

시리아 난민들은 레바논에 60만 명, 터키 40만 명, 요르단 15만 명에 체류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숙소는 매우 부족해 난민 중 5분의 1만이 유엔이나 민간 단체의 후원으로 각국 정부가 운영하는 숙소에서 머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물, 음식, 의료품 등 생필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난민 중에서도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어린 아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이다. 15만 명의 난민이 체류하는 요르단에서만 매일 13-15명의 아이가 태어나지만 적절한 의료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난민 여성들이 매매되고 있다는 보도도 늘고 있다. 이집트의 한 언론인은 “시리아 여성 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바논과 이집트에서는 국경을 개방했고 진입 거부 또는 이송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바논에는 그러나 어떠한 난민캠프도 조성되지 못했다. 요르단 정부는 국경은 개방했지만 시리아 출신의 팔레스타인 난민 입국은 엄격하게 제한한다. 터키 정부는 국경을 개방했다가 지난해 겨울부터 통제를 강화해 많은 난민들이 시리아로 다시 이송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인종주의 아래 이중의 고통

내전을 피해 인접국으로 도망쳐 온 시리아 난민들은 인종주의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이집트에서, 시리아인들은 이집트 정치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비난을 받고 있고, 레바논에서 그들은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욕을 먹는다.

이집트 언론들은 시리아 난민이 축출된 무르시 대통령 지지 시위에 가담하고 있다며 반시리아 정서를 유포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있다. 7월 3일 군이 축출한 무르시의 무슬림형제단은 시리아 반군을 구성하는 핵심 세력이다.

시리아 난민이 무슬림형제단으로부터 돈을 받고 무르시 지지 시위에 참가하고 있고 반군에 공급된 무기로 이집트 무르시 찬반 시위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며 시리아 난민은 비방의 대상이 되었다.

이집트 일부 언론들은 고의적으로 난민에 대한 혐오감을 확산시킨다. 한 방송사의 진행자는 “시리아인들, 당신들이 우리 일에 참견한다면, 거리에서 얻어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리아 언론인연합은 이집트가 시리아 난민에 대한 일반화와 낙인 찍기를 그만 두라고 호소해야 했다.

레바논에서는 사회경제적 문제와 관련해 난민에 대한 혐오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레바논인들의 82%가 시리아인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약 70%는 그들과 끼니를 나누는 것을 싫어한다고 밝혔다. 54% 이상의 사람들은 레바논 정부가 시리아와의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고 본다. 많은 지역에서는 시리아 난민에 저녁 6시 이후에는 통행을 금지한다는 표식이 걸리고 있다. “시리아놈들이 우리 딸들을 강간하고 병을 퍼트린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23일 레바논은 시리아인에 대해 입국 조치를 강화했다.

그러나 악화된 레바논 경제는 시리아 난민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라는 지적이다. 시리아 내전은 레바논 경제에 큰 손실을 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내전 후 레바논 관광산업 수익은 감소됐고, 투자도 줄어들었다.

레바논 노동자권리센터의 한 활동가는 “우리는 난민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매우 잘 알고 있다. 시리아인은 과거 우리를 환영했다.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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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

    구니에다 마사키 씨가 지은 <시리아>라는 책을 읽어보시면 시리아의 진실에 대해서 많은것을 알수있습니다.

    조작과 왜곡보도가 99.9%인 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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