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무슬림형제단에 최후통첩

26일 유혈 충돌 우려 확대...무르시 축출 후 사망자 100명으로 증가

이집트 군부의 무르시 축출 후 무슬림형제단 지지 세력과 유혈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에 최후통첩을 하고 나섰다.

엘 시시 국방장관은 25일 성명을 내고 무슬림형제단에 “48시간 내 대화에 나서라”고 통보했다. 군은 또 “우리는 어떠한 행동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또는 지지자의 폭력이나 테러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48시간 최후통첩은 정치적 초대”라며 “이후 우리가 진압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이었다.

  엘 시시(좌), 무르시(우) 지지자들이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 캡처]

그동안 무르시 축출 후 이어진 찬반 세력 간 그리고 공권력과 무르시 지지자 간의 충돌로 2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천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나이반도에서 무장세력은 이집트 군에 대해 매일 공격을 감행, 20명의 경찰과 군인이 사망했다.

무슬림형제단은 25일 군의 성명에 대해 자신에 대한 협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엘 시시 국방부 장관은 최후통첩에 앞서 24일, 이집트 내 불안정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폭력과 테러와의 전투에 나설 권한을 군과 경찰에 달라며, 이를 위해 26일 집회에 참여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구국전선, 타마로드(반란) 등 비이슬람계 조직들은 26일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집트 구국전선은 따로 성명을 내고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서 화해를 거부하는 정치 세력의 폭력과 테러리즘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반대자 살인과 시나이 공격에 침묵한다며 무슬림형제단을 비난했다.

“군부, 합법적 수단으로 폭력 중단시켜야”

그러나 일부는 군부의 입장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무바라크 축출 후 최고군사위원회가 주도한 과도 정국에서 군부가 저지른 탄압 때문이다.

특히 4월 6일 청년운동과 좌파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이번 시위를 반대하고 있다.

혁명적 사회주의동맹은 “무슬림형제단이 범죄를 저질렀다해도 우리는 엘시시에 지휘권을 주지 않겠다. 우리는 학살로 이어질 수 있는 백지수표를 제공하는 금요 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24일 밝혔다.

4월 6일 청년운동은, 군은 예외적인 조치가 아니라 합법적 수단을 통해 폭력을 중단시키라고 촉구했다.

특히 군부가 참여를 호소하고 나선 26일 집회는 무슬림형제단 지지 집회와 동시에 벌어질 예정이어서 양 세력 간 충돌이 우려된다.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하는 '쿠데타반대 민주주의 찬성 동명'은 “내전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군부의 집회 참여 호소를 비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무르시 축출 후 매일 시위를 조직했다. 특히 8일 군부 진압 아래 최소 50명의 무르시 지지자가 사망한 참사로 인해 “살육의 쿠데타”라고 부르며 축출된 무르시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혼란한 정국이지만 과도 정부 구성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하다. 16일에는 비이슬람계 중심의 과도정부 새 내각이 출범했고, 20일에는 4명의 대학교수와 6명의 판사로 구성된 헌법 개정을 위한 전문 위원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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