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임시정부 독재 본색, 주지사 임명 군부 일색

1년 간 노동쟁의 금지 및 임금 동결...좌파, 구국전선 탈퇴 예정

이집트 만수르 임시정부의 독재 본색이 분명해지며 이집트 좌파가 정부에 대한 기대를 거두고 새로운 정치 전략을 고민 중이다.

13일 <아흐람 온라인>에 따르면, 이집트 만수르 임시대통령이 임명한 18명의 주지사에 구 무바라크 시절 보안 세력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새로 임명된 주지사 18명 중 11명이 군부 출신이며 2명은 전 경찰 간부로 구성됐다.

  이집트 만수르 임시대통령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 캡처]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가 알려지자 혁명 수호를 요구하는 많은 세력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집트 좌파 ‘인민전선’은 “이번 주지사 인사는 전 정부에 버금가는 부족한 투명성과을 지니고 협의도 부족했으며, 기준도 없다”고 밝혔으며, 최근 결성된 ‘6월 30일 전선’도 실망을 표현하고 “현 정부는 무슬림형제단과 최고군사위원회 수순을 밟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무르시 대통령 해임에 주요 역할을 한 타마로드(반란)는 주지사 임명에 대해 “의구심은 있으나 과도 기간 조치로서 인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부는 임시정부의 중앙 요직에 이미 포진된 상태다.

만수르 임시대통령 또한 무바라크 시절 주요 이력을 쌓았으며, 그가 임명한 하짐 바블라위 총리도 무바라크 퇴진 후 군정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내각도 엘바라데이 등 구국전선 출신 자유주의 인물이 소수 진입했으나 미국에서 수학한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제1 부총리를 겸하는 한편 군부 세력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무르시 내각에서 유임된 내무부 장관도 친 군부 인물로 알려졌다.

이집트 좌파, 새로 정치 전략 구상

사실상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자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해임과 이후 만수르 임시정부를 지원했던 좌파에서는 정치 지형을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임시정부의 반노동자적 성격이 드러나자 이에 대한 좌파의 입장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최근 대통령 헌장으로 1년 간 노동쟁의 금지와 임금 동결 방침을 발표했고 이는 곧바로 파업노동자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졌다.

단적으로, 만수르 새 정부는 12일 수에즈 철강회사에서 단체협상으로 합의한 보너스 지급을 요구하는 노동자 파업 투쟁을 불법으로 간주, 지도자 2명을 체포했다.

13일 <노이에스도이칠란트>에 따르면, 이러한 좌파세력의 이견으로 인해, 무르시 정권 아래 이집트 최대 야권 연맹인 ‘구국전선’도 해산 위기에 처했다.

이집트 좌파는 지난 가을 무르시에 맞선 대항 전선을 조직하기 위해 자유주의 세력과 ‘구국전선’을 결성, 반대운동에 나섰고 이후 타마로드를 지원하고 7월 초 무르시 해임을 지지했다. 그러나 구국전선은 자유주의 세력이 주도하는 한편, 이들은 사실상 군부의 정권 장악을 허용하며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좌파들은 이제 구국전선 탈퇴와 좌파 정당연맹 결성에 대해 논의 중이다.

그러나 이집트 언론은 대게 군부와 임시정부의 입만 바라보는 한편, 정부 비판적인 목소리를 매도하고 있다. 좌파에게 언론의 지면은 매우 제한돼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지만 노동자 등 좌파의 핵심 유권자는 주로 종이 매체를 본다.

‘혁명적 사회주의 정당’에 참여하는 한 활동가는 “구국전선의 시간은 지나갔다”며 “이제 무엇보다 어떻게 이후를 실현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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