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 화학무기 논란, 후세인 대량살상무기설과 유사”

시리아반군, “시리아군 화학무기로 4천여명 사상”...정부군은 부인

시리아 반군이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다수의 희생자를 낳았다고 주장해 국제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다. 그러나 화학무기 사용 근거는 사진과 동영상 자료에 국한돼 사실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21일 오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도시 구타에서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 1,3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SNC는 이 같은 수치는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를 근거로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한 한편, 다른 반군 단체 시리아혁명총위원회(SRGC)는 같은 날 오전 화학무기 공격으로 650명이 사망하고 3,600명이 다쳤다며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이 이 같은 참사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SRGC는 피해 상황에 대해 페이스북과 유투브에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근거로 제시하는 한편, 국제 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이 제시한 동영상에는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들을 포함, 다수의 장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고, 일부는 입에 거품을 물고 있다.

그러나 사나(SANA) 등 시리아 국영통신사들은 반군이 제기한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사실을 즉각 부인했다.

미국은 백악관 부대변인 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 시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보도에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며 “유엔안보리에 이에 대한 조사를 정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22일 시리아 정부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더 나아가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관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아사드의 화학무기 사용 주장,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설과 유사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일 경우 국제적으로 금지하는 비인도적인 학살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책임이 크다. 그러나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관한 반군의 주장은 2003년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침공의 빌미로 제기한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주장과 유사하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영국 <인디펜던트>의 패트릭 콕번(PATRICK COCKBURN) 기자는 “이 증거들(사진과 영상)은 회의적”이라며 “왜냐하면 이 주장은 2003년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 전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소지 혐의에 대해 연출된 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시리아 현지에 유엔 조사단이 파견돼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조사 중인 상황에서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화학무기 조사단은 특히 시리아 정부가 유엔에 요구해 현지에 파견된 것으로 반군 측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 조사가 이번 조사단의 과제다.

또한, 시리아 정부는 반군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소형무기부터 중화기까지 다양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 정부군이 국제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한 화학무기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다. 특히 오바마 미국 정부는 1년 전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금지선”이라고 규정, 이 경우 개입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사드 정부가 국제 사회의 군사적 개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도발을 할 이유는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군이 제기한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근거도 페이스북에 게시된 사진과 유투브에 공개된 동영상이 유일하다는 점도 의문시된다. 화학무기가 사용될 경우, 투입 장면, 무기 잔해나 마스크, 화학무기 성분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수 있지만 동영상 외 증거는 불충분한 상황이다. 패트릭 콕번은 “문제는 시리아군 화학무기 사용 증거가 간접적이며 편향된 출처에 기초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 정부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후 시리아 반군에 처음으로 무기를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증거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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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momile

    시리아정부의 화학무기사용 민중대량살상을 규탄한다!!
    시리아정부가 반군의 지역에 있는 어린아이들과 비무장민간인에게 가공할 위협의 대량살상무기인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3000여명의 민중을 학살한데에 분노와 참혹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바이다..
    미 오바마행정부는 민간인 수천명을 학살한 반인도적 시리아정부를 국제사회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하기를 바란다..
    또한 불의하고 잔인무도한 시리아정부의 민간인 화학무기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어린아이들과 비무장 시리아민중들에게 눈물의 애도를 표한다..

  • ㅇㅇ

    일리있고 더욱 탐사가 필요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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