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학생, 개강과 함께 군정 타도 시위

군부 후원 정부와 반대 세력 갈등 심화...팔레스타인 봉쇄도 강화

이집트 군부가 후원하는 임시정부가 무슬림형제단, 언론, 혁명세력,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며 반대 세력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평가다.

이집트 정부의 무슬림형제단 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학 개강과 함께 군정 타도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일어나 다수가 연행됐다.

[출처: http://www.egyptindependent.com/ 화면캡처]

22일 <알자지라>는 약 1,500명에서 2,000명 사이의 대학생들이 ‘군정 타도’를 외치며 카이로대학에서 시위를 벌였고 시위가 수에즈, 알렉산드리아, 파이윰과 카이로에 있는 여러 대학에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이에 대해 “쿠데타 반대 시위가 대학에서 일어나기는 처음이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매일 아침 수 시간 동안 보다 많은 시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집트에서 대학은 역사적으로 무슬림형제단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세의 대학생 사라흐 이브라힘은 나일 델타에서 학교 담장에 ‘군정 타도’를 적었다는 이유로 연행됐으며 고등학생 2명도 쿠데타에 항의하는 등교거부 촉구 전단지를 돌리다 잡혀갔다. 무르시 고향 자가지그에서는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 충돌이 일어나 학생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집트 군부는 지난 2달 간 대개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활동가 2천 명 이상을 테러 혐의로 체포했으며 약 1천 명을 살해했다. 카이로 법정은 23일 무슬림형제단 해산 여부에 대해 판결할 예정이다.

군부가 후원하는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중대한 안전상의 이유로 8월 중순 포고한 계엄령을 지난 12일 2달 연장해, 보안부대는 계속해서 체포권을 가지고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 당시 무르시 대통령 복귀를 촉구하는 2개 농성장에 대한 대학살 이후 이집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했다.

언론에 재갈, 혁명운동 세력 억압

무슬림형제단 탄압과 함께 이집트 언론 통제도 극에 달하고 있다. <타츠>가 전한 ‘국경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7월 3일 쿠데타 후 언론인 5명이 살해, 80명은 구금됐다.

<타츠>는 이외에도 이집트 언론은 현재 국영, 민영 모두 정부의 입장을 단순 보도한다고 지적한다.

이집트 언론들은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포하고 있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최근 새 제헌의회를 임명했을 때 국영신문 <알아흐람>은 '4월 6일 청년운동'이 많은 이들이 비판했던 제헌의회를 균형잡힌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청년운동 측은 “이 뉴스가 완전히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타츠>는 제헌의회에는 청년을 위한 공식 지분이 있지만 4월 6일 청년운동 활동가는 배제되었으며, 무르시 축출을 위해 성공적으로 시위한 뒤 조건없이 군부 뒤에 선 타마로드 운동은 2명을 진출시켰다고 전했다.

이 언론에서 4월 6일 청년운동의 한 회원은 “정권은 1월 25일 혁명가 모두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정부와 노동운동 간 갈등 증가

한편, 이집트 정부와 노동운동 간 갈등은 심화되는 상황이다.

17일 <융에벨트>는 “이집트 정치 상황이 완화되고 무슬림형제단의 저항은 견인력을 잃고 있는 반면 파업과 노동쟁의는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보건부는 공공병원에서의 파업을 금지해 의사노동조합의 분노를 야기한 바 있으며, 나일델타의 마할라에서는 임금인상을 문제로 1만여 명의 택시노동자가 파업을 벌였다. 수에즈 철강회사 노동자들은 군대의 폭력적인 진압 아래 해산, 많은 이들이 연행됐다.

2011년 약 4만 명의 교사들이 전국 파업을 벌였던 8월 10일을 맞이해서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카이로 공립교사노조 사무실 앞에서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의장, 아흐메드 할라와니의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했다. 할라와니는 지난해 6월 노동조합 선거에서 승리했고 이후 국영 노동조합 내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성장을 도왔다. 노동부는 현재 독립노조의 활동을 완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 법이 어떻게 제정될지는 미지수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봉쇄 심화

한편, 22일 <타츠>는 “이집트 군대는 이슬람주의자들이 임시정부와 군부에 맞선 투쟁을 팔레스타인인의 도움으로 지속시키고자 지하터널을 이용해 폐쇄조치에 나섰다”며 폐쇄된 팔레스타인 지하터널과 이로 인한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전했다.

이집트 군은 최근 150개 이상의 터널을 차단하고자 한다. 그러나 하마스 외무장관은 “무르시 지지자가 전투훈련을 위해 가자로 향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타츠>는 무르시 아래에서는 모든 것이 완전하지 않았지만 규칙적으로 국경이 개방된 것에 비해, 이집트 군인들은 이스라엘이 수년 동안 실패했던 것을 성공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에 따르면 카이로와 가자 간의 관계는 현재 최악의 상황이다.

터널 폐쇄로 팔레스타인에서는 생필품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스라엘로부터 상품을 들여오지만 석유와 벤젠의 가격은 약 2배 이상이다. 천여 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원료 부족으로 건축업도 마비됐다. 시멘트 1톤은 통상 가격의 3배에 달한다. 간접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가자에 있는 시청의 지출은 늘어나지만 세입은 줄어들고 있다.

이집트 군은 최근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을 막는다는 이유로 국경지대 주택 10여 채도 허물어 ‘완충 지대’로 개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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