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르시 재판 무기한 중단

무르시, 죄수복 거부...14명 피고, “군사독재 타도” 구호

군부가 해임한 무르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피의자들의 항의로 무기한 중단됐다. 무르시는 죄수복을 거부, 다른 피의자들은 항의 구호를 외쳤다.

4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집트 카이로 경찰대학에서 열린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 조직원 14명에 대한 재판에 대해 재판부가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7월 3일 후 처음으로 공중에 나타난 무르시는 죄수복을 거부하고 “이 재판은 불법이다. 나는 이집트에서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이다”라고 외쳤다. 피의자들도 “군사독재 타도”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재판부는 이를 문제로 재판 중단 방침을 밝혔다.

검사는 무르시와 다른 14명에 대해, 지난해 12월 10명이 사망한 야권 시위대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무르시는 2011년 1월 25일 혁명 중 이슬람 무장세력의 도움으로 교도소를 탈옥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무르시는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종신형에서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무르시를 지지하는 이들이 경찰대학 앞에서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 중이다. [출처: http://www.aljazeera.com/ 화면 캡처]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날 오전 경찰대학 앞에서 시위를 갖고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이슬람주의는 계속된다”, “국민 의지에 대한 능욕” 등의 현수막을 들고 속속 모여들었다. 무슬림형제단이 이끄는 ‘쿠데타 반대 연합’은 이날 전국에서 무르시 복권을 위한 시위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소요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경찰대학 인근에 경찰 병력 2만명을 배치했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재판이 불법적이라는 입장이다. 무르시는 변호사 없이 재판장에 섰다고 지지자들은 밝혔다. 구금 조건도 위법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구금 4달 동안 무르시에게는 변호사 접견이 허용되지 않았다. 가족과 단 2번만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으며 외국 사절단과의 접견도 2번으로 제한됐다. 외부의 무르시 변호팀은 재판 서류를 20일 전에 신청했지만 2일 밤 받을 수 있었다. 자유정의당 웹사이트에 따르면 무르시 변호인 28명 중 4명에게만 방청이 허용됐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3일 무르시 해임 이후 처음으로 이집트를 방문해 지지를 밝히는 한편,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7월 3일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해임한 후 무르시 복권을 위한 지지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군부의 살인 진압과 찬반 세력 간 유혈 충돌 속에서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이 희생됐다.
태그

무르시 , 이집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