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학살 2년...“군부·형제단·배신자는 나가라”

보안군 최루탄과 산탄총 발포...1명 사망 30여명 부상

이집트 모하메드 마흐무드 거리 시위대에 대한 군부의 학살 2주기를 맞아 수천명이 군부 반대 시위에 나서 내각 해산을 요구하며 타흐리르 광장에 몰아쳤다.

<알자지라>, <이집트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수천명이 19일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모하메드 마흐무드 거리 학살 2주기를 추모하며 반군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후 처음으로 타흐리르 광장에 진입, 이집트 군부와 무슬림형제단 모두에 맞서 “배반자 타도, 내각은 도적이다”, “빵, 자유” 등 구호를 외치며 내각 해산을 요구했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캡처]

시위에 참여한 주요 단체 중 하나는 최근 군부와 무슬림형제단 둘 다를 반대해 결성된 ‘혁명전선의 길’이었다. 4월 6일 혁명 운동, 강한이집트당, 혁명적 사회주의자와 ‘자유와 정의의 청년’ 단체가 이에 참여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이나 타마로드 운동은 이날 시위에 참여하자고 제의하지 않았다.

시위는 18일 저녁부터 시작됐으며 보안군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19일에는 알시시 국방장관 지지자들과의 충돌로 시작해 보안군이 최루탄과 총을 쏘며 해산시킬 때까지 계속됐다.

경찰은 무장차량의 지원을 받으며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를 살포하는 한편, 총격을 가했다. 응급센터 관계자는 1명이 사냥용 산탄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알자지라>에 밝혔다. 이외에도 3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집트인디펜던트>에 따르면, 2년 전 경찰의 총에 맞아 한쪽 눈이 먼 아흐메드 하라라는 이날 집회에 참여해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패배하지 않으며 모든 정부 기구가 국민에게 무릎을 굽힐 때까지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보안군은 시위대 눈을 조준, 발포해 다수가 죽거나 실명했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화면캡처]

“거리 시위 학살한 군부 책임자를 처벌하라”

19일 타흐리르 광장에는 애초 약 2,000명이 모여 알시시 국방장관을, 국민의 ‘구원자’로서 추앙하며 그의 59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에 대해 반군부 시위대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나가라고 몰아내면서 양측 간 충돌이 발생했다.

한 시위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2011년 학살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지 축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시시를 지지하는 한 사업가는 “마흐무드 거리의 사람들, 그들이 원하는 것을 모르겠다. 그들은 군과 무슬림형제단 모두에 반대한다.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이상주의를 원한다”고 대꾸했다.

2011년 11월 19일 내무부와 타흐리르 광장 사이에 있는 모하메드 마흐무드 거리에서는 무바라크 축출 9개월 만에 일어난 반군부 시위대에 대한 보안군의 4일 간 계속된 살인 진압에 따라, 47명이 사망하고 최소 3,000명이 부상을 당했다. 시위에 나선 이들은 당시 과도정부를 이끈 군사최고위원회에 대해 민간 이양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때 무슬림형제단은 임박한 총선을 방해한다며 이들을 비난, 조직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집트인디펜던트>에 이슬람주의 청년 조직인 ‘쿠데타 반대 동맹’의 한 활동가는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도 참회의 의미로 이 추모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모하메드 마흐무드 거리 학살 동안, 무슬림형제단이 총선을 이유로 보안군에 대한 비판을 거두며 실수를 저질렀다”며 “우리는 여기에 지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집트 보안군, 이슬람주의 대학생 시위 탄압

한편, 이집트 보안군은 군부에 반대하는 이슬람주의 대학생들의 시위를 폭력적으로 탄압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집트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집트 비정부단체 사상과표현의자유연합(AFTE)은 19일 “이집트 대학에서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가장 폭력적인 탄압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안군이 대학캠퍼스에서 최루탄, 탄환을 발포하는 등 모든 종류의 폭력을 동원해 수많은 대학생들을 다치게 했으며, 이 시기는 1월 25일 혁명 이래로 대학의 자유와 독립성을 위협한 최악의 가장 위험한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보안군은 학내 시위 탄압뿐 아니라 학생들을 대학과 가택에서 체포, 연행하고 있다.

17일 카이로 법원은 알아츠하르 대학 무르시를 지지하는 대학생 12명에 대해 지난 10월 폭동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17년 형에 처했다.

  이집트 대학 학내 시위대에 대한 군부의 탄압 중 손상된 건물 모습 [출처: http://www.egyptindependent.com/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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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코프스키

    오타 지적입니다. 20011년 ---> 2011년
    20011년이면 지금도 18000 년이나 지나야 하는 어마어마한 세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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