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는 살인진압을 벌인 3일 이전에는 약 2주 간 진행된 평화로운 파업 시위에 대해 무리한 진압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영자 단체인 의류협회가 최저임금 협상을 끝내 거부하고, 파업노동자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여 캄보디아 정부가 유혈진압으로 돌아선 계기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캄보디아의류생산자연합회(GMAC)는 캄보디아 정부가 주도하는 최저임금 협상에 대해 노동자들의 파업을 이유로 거부해 왔으며, 정부가 노동자들을 진압하기 하루 전인 2일에도, 캄보디아 정부는 최저임금 협상을 위해 이 단체를 초대했지만 이 또한 재차 거부했다.
[출처: http://www.phnompenhpost.com/ 화면캡처] |
의류협회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5개 노동조합과 1개 노동연합에 의해 여전히 많은 공장에서 위협과 폭력이 지속되고 있는 이러한 환경에서는 어떠한 토론이나 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보다 진지하게, 이 협회는 회의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자들의 안전을 대단히 우려한다”며 “우리의 요구는 이전의 보통의 상황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캄보디아 의류협회는 처음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노사정 간 협의를 거부하는 한편, 파업노동자에 대해서는 ‘불법’ 딱지를 찍고 정부에 처벌을 주문, 이들에 손실을 묻겠다고 협박해 왔다.
특히, 지난달 31일 코트라가 소개한 ‘캄보디아 반정부 운동 동향 및 노동계 영향’에 따르면, 업체들은 ‘의류협회 공개서한’을 신문에 게재, 캄보디아 정부에 노동조합을 특정해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처벌을 주문하는 한편,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공개 서한에서, “우리는 수많은 불법적인 파업과 노동조합의 횡포를 감내하여 왔다”며 그러나 “올해 12월 25일 공장재산을 파괴하고 근로의지가 있는 노동자들을 파업에 동참시키기 위해 위협하는 등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여섯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이에 대한 처벌을 포기한 노동부의 모습을 본 이래로 더 이상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없다”고 공개 협박했다.
의류협회가 말하는 6개 노동조합은 캄보디아노동자민주노조(C.Cawdu), 캄보디아전국독립의류연맹(Niftuc), 노동자운동집단노조(CUMW), 캄보디아왕국자유노조(FTUWKC), 캄보디아노조연합(CCU), 캄보디아노조연맹(CATU)이다.
협회는 또, “우리는 이 연합들과 노동부 등의 단체들이 일하길 원하는 우리 근로자들의 안전과 우리 재산을 지키는 관리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를 원한다”며 “이러한 조건들이 달성되었을 때 우리는 GMAC의 구성원들이 운영을 재개하고 현황과 관련한 협의에 참석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특히, “12월 25일 있었던 공장운영 중단으로 인해 GMAC의 구성원들은 생산 시기를 맞추지 못하였다”며 “대부분의 공장들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할 여력이 없음을 알린다”고 표명, “위에 명시된 6개의 노동연합은 임금손실, 일자리 상실 및 캄보디아에 대한 투자감소 등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살인진압에 대해 의류협회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이다.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기업이 주도해서 협상이 아닌 불법 딱지를 씌우고, 경찰을 통해 강경 진압을 유도하는 한편, 손배 청구를 한 것은 한국에서 흔히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며 “12월 24일부터 1월 1일까지 평화적인 시위로 진행되던 파업에 기업들이 나서 폭력 유혈 진압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류 국장은 또, “한국 언론들은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5명이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재산손실만 운운한다”며 “한국 기업의 입장만 강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