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컨설팅, 노조파괴 10개 사업장서 57억 받아 챙겨

창조컨설팅과 공모 부인해 왔던 한진, 만도, 콘티넨탈 등도 수억 원 자문료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대표적인 노조파괴 사업장 10곳에서 57억 원에 달하는 컨설팅 비용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창조컨설팅과 공모했던 다수의 사업장에서 지급한 컨설팅 비용은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무려 82억 원에 달한다.

특히 그동안 창조컨설팅과의 공모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던 한진중공업, 만도, 콘티넨탈, 풍산, 대림자동차 등에서도 창조컨설팅에 수십억 원의 컨설팅 비용을 송금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창조컨설팅과 사측 간에 거액이 오고갔던 시기는 하나같이 사업장에서 부당노동행위가 기승을 부렸던 시점이다.

창조컨설팅과 노조파괴사업장의 구체적인 금융거래내역이 공개되면서, 노조파괴 사업장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 논란도 제기될 전망이다. 검찰이 창조컨설팅을 포함해 관련 4개 법인에 대한 계좌 압수수색조차 실시하지 않은 채 무더기 불기소 처분을 내린 까닭이다.

창조컨설팅과 공모 부인해 왔던 사업장도 ‘금융거래내역’ 드러나
한진, 만도, 콘티넨탈 등도 수억~수십억 원대 자문료 입금


금속노조는 지난 2010년 1월~2012년 9월까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주)창조시너지, (주)휴먼밸류컨설팅, (주)비전컨설팅 등 4개의 관련 법인이 노조파괴 사업장과 거래한 금융거래내역을 입수했다.

그 결과 그동안 창조컨설팅과의 연관성을 부인해 왔던 다수의 금속노조 노조파괴 사업장에서 수십 억 원의 컨설팅 비용을 창조컨설팅에 송금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주)만도의 경우, 2011년 10월부터 2012년 7월말~8월초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총 550만 원을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 입금했다.

공격적 직장폐쇄를 강행하고 기업노조가 설립됐던 2012년 7~8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4억4천만 원을 (주)비전컨설팅에 입금했다. 약 1년간 노조파괴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가동되면 억 대의 성공보수가 지급되는 식이다. 비전컨설팅은 창조컨설팅의 심종두 노무사가 대표로 있는 창조시너지의 감사가 대표이사로 등재된 유령회사로 알려져 있다. 만도가 창조컨설팅과 비전컨설팅에 송금한 금액은 총 4억4,550만 원이다.

정리해고와 희망버스, 노동자 사망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한진중공업’도 창조컨설팅에 10억 원대의 컨설팅 비용을 송금했다. 한진중공업은 희망버스 투쟁과 조남호 회장의 국회 청문회가 개최됐던 2011년 9~10월에 4억4천만 원을 (주)휴먼밸류컨설팅에 송금했다. 한진중공업에 기업노조가 설립됐던 2012년 1~2월에도 5,500만 원을 입금했고, 기업노조가 회사와 임단협을 체결한 2012년 8월에도 2,200만 원을 입금하는 등 총 9차례에 걸쳐 10억3,400만 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지불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부산의 또 다른 정리해고 사업장인 풍산마이크로텍도 창조컨설팅의 작품이었다. (주)풍산과 풍산홀딩스는 지난 2010년 6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휴먼밸류컨설팅에 총 30차례의 컨설팅 비용을 송금했다. 2010년 12월 풍산그룹이 노조와의 협의 없이 풍산마이크로텍 지분 57.2%를 (주)하이디스에 기습매각하고, 2011년 7월 생산직 노동자 30%에 대한 집단 정리해고를 강행했던 시점 등 약 2년에 걸쳐 꼬박꼬박 송금이 이뤄졌다. 회사가 창조컨설팅과 휴먼밸류컨설팅에 입금한 비용은 총 1억1,638만 원이다.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기승을 부렸던 2012년 7월 말, 콘티넨탈에서도 창조컨설팅과의 공모가 이뤄졌다. 7월 말 콘티넨탈에 설립된 기업노조는 8월 초 과반수 노조 지위를 확보했고, 회사는 곧바로 기존 노조에 단협해지를 통보했다. 노조파괴에 성공한 회사는 2012년 7~8월에 걸쳐 휴먼밸류컨설팅에 네 차례의 컨설팅비용을 입금했다. 총 2억9,150만 원에 달하는 보수였다.

지난 2009년 10월 30일 노조 전현직 간부 47명을 구조조정한 대림자동차도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았다. 회사는 노조가 본사 옥상 점거농성을 시작한 2010년 3월 1일 이후부터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 총회를 가결시킨 5월말~6월초까지 총 3차례에 걸쳐 9,910만 원을 창조컨설팅에 송금했다.

유성기업 13억, 상신브레이크 9억, 발레오만도 4억 등 금융거래내역 공개돼
검찰 ‘불기소 처분’ 도마 위에...알고도 못 본 척했나


창조컨설팅과의 노조파괴 공작이 드러난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보쉬전장, SJM 등이 창조컨설팅과 거래한 구체적 증거도 추가로 확보됐다. 이들 사업장은 창조컨설팅에 자문료와 성공보수금으로 추정되는 수십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검찰이 사업주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내림으로써 검찰의 부실 수사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유성기업은 공격적 직장폐쇄를 강행했던 지난 2011년 5월부터 2012년 8월까지 1년 넘게 매달 휴먼밸류컨설팅에 돈을 입금했다. 직장폐쇄 당시에는 550만 원을, 조합원 탈퇴 회유가 기승을 부렸던 2011년 9~10월에는 1천만 원을 입금했다.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이 50%로 감소한 시점에는 사실상 ‘성공보수’에 해당하는 8,648만 원을 송금했다.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유성기업은 휴먼밸류컨설팅에 총 22차례에 걸쳐 12억 5,556만 원을 지급했고, 창조컨설팅에는 총 3차례에 걸쳐 5,742만 원을 지급했다. 유성기업이 노조파괴 컨설팅 비용으로 사용한 비용은 총 13억1,298만 원에 달한다.

발레오만도(현 발레오전장시스템)는 직장폐쇄 두 달 후인 2010년 4월과, 발레오전장지회가 금속노조 탈퇴총회를 가결했던 5월을 시작으로 2010년 4월~2012년 8월까지 2년 넘게 창조컨설팅에 자문료를 지급해 왔다. 회사는 총 45차례에 걸쳐 4억여 원을 창조컨설팅의 계좌로 송금했다.

상신브레이크의 경우 창조컨설팅과 창조시너지, 휴먼밸류컨설팅 등 세 곳에 노조파괴 컨설팅 자문료를 분산해 지급했다. 처음 입금한 시기는 2010년 8월 23일 직장폐쇄를 강행한 직후다. 이들도 2010년 9월부터 2012년 8월말 까지 2년에 걸쳐 총 39차례의 돈을 꾸준히 송금했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금속노조 탈퇴와 노조 간부 징계 등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작동했다. 상신브레이크가 창조컨설팅과 창조시너지, 휴먼밸류컨설팅에 지급한 돈은 총 9억2,827만 원에 달한다.

보쉬전장도 2012년,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통해 기업노조 설립과 기존노조에 대한 단협해지 등 노조파괴 수순을 충실히 밟았다. 보쉬전장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창조컨설팅과 휴먼밸류컨설팅에 총 8억4,379만 원을 송금했다.

만도에 공격적 직장폐쇄가 단행됐던 2012년 7월, SJM에서도 똑같은 방식의 직장폐쇄 및 용역투입이 이뤄졌다. SJM과 만도는 같은 날 대규모 용역병력이 이동하는 등 조직된 노조와해 공작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했다. 노조파괴 공작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던 2012년 7~8월, SJM은 비전컨설팅 계좌에 총 2억2천만 원의 돈을 입금했다.

이 밖에도 창조컨설팅은 현대제철, 다스, 한국지엠, STX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푸른기술, 동우화인켐, 현대하이스코, 현대모비스, 다이모스 등 수 많은 금속 사업장에서 자문료를 챙겨갔다.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창조컨설팅에 지급한 컨설팅 비용은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62억5천만 원에 달한다. 창조컨설팅은 금속사업장 이외에도 골든브릿지, 순천향대학병원, 한국공항공사, 한남여객운수, KT 및 케이티스 등 수 많은 사업장에서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2월, 창조컨설팅의 개입이 확인된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보쉬전장 등의 사업주에 대해 무더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금속노조는 지난 1월 항고장을 접수한 상태며, 고등검찰의 기소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금속노조는 “검찰이 불기소한 사업장들이 창조컨설팅에 자문료와 성공보수금으로 추정되는 수억~십 수억 원을 지급한 증거가 추가로 확보됐다”며 “문제는 정황상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아 노조파괴 사업주를 수사할 당시 이 증거들을 갖고 있었음에도 활용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는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수사가 매우 부실했으며, 애초부터 사용주 처벌 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와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은 15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파괴 사업주에 대한 노동부, 검찰의 부실수사 폭로 및 관련 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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