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동절 행사 대폭 수정...‘세월호’ 추모, 분노 대변

‘검은 마스크, 노란 리본’ 패용 도심행진...슬로건도 대폭 수정될 듯

민주노총이 오는 1일 열리는 세계노동절대회 행사를 대폭 손질한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국가적 참사가 발생한 만큼, 이번 노동절대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국민적 애도와 분노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22일 열린 상임집행위원회에서 5월 1일 노동절 행사를 예정대로 개최하되, 대회 기조를 ‘세월호 실종자 생환기원과 사망자 애도’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24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간담회를 소집해, 노동절 대회에서 국민적 애도와 분노를 대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노동절 기획단은 기존에 계획됐던 노동절 대회 사전행사와 부대행사, 본행사 등의 일정 및 기조를 대폭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 민주노총이 올해 노동절대회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모든 노동자의 노동절’이라는 문구도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대회에 배치됐던 대부분의 공연이나 퍼포먼스 등도 취소되며, 대신 대회 중간에 추모 공연을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전체적인 대회 기조는 세월호 희생자 애도와 정부에 대한 분노에 맞춰지며 참가자 발언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이 노동절대회에 맞춰 정동~시청 거리에 설치할 예정이었던 사진전도 취소키로 했다. 대회 장소인 서울시청광장 역시 서울시의 분향소 설치 여부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서울시청광장에서 예정대로 대회가 진행될 경우, 민주노총 차원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논의 중에 있다.

노동절 본대회 이후에는 도심 행진이 이어진다. 특히 이번 도심행진에서는 퍼포먼스를 최소화하는 대신, 참가자들이 검은 마스크와 노란 리본 패용하고 희생자를 애도할 예정이다. 기획단 관계자는 “참가자들이 검은 마스크와 노란 리본을 달고, 검은색 또는 흰색의 옷을 입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방식의 도심 행진을 논의 중에 있다”며 “행진 구간은 현재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기획단 관계자는 “현재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산재사망 사고와 세월호 참사는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부실한 재난관리시스템, 그리고 자본의 생명경시 및 이윤추구 등이 모든 죽음과 연결 돼 있다”며 “이에 따라 노동절 대회에서도 잇따른 대형 사고와 사망사건에 대해 정부와 자본의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가맹산하 조직 대표자들은 노동절의 의미가 정부와 자본의 무능과 탐욕에 고통 받는 노동자들을 위한 날인만큼,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며 대회를 통해 참사에 분노한 국민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노동절 기획단은 오늘(25일) 오후, 기획단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노동절대회 프로그램을 확정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민주노총은 오는 30일까지 각 지역별로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고, 홈페이지에 희생자 애도 및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는 배너를 달기로 했다. 조직 구성원들은 검정-노랑 리본을 패용한다. 오는 26일에는 서울에서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

한편 한국노총은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엄중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5월 1일 노동절 대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엄중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요구를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5월 1일 예정된 노동절 노동자대회를 취소하고자 한다”며 “중앙집행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통해 노동절대회 취소를 결정했다. 대신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는 무사 귀환과 추모를 위한 행사에 마음을 모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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