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의 우향우와 부진, 유럽 극우 돌풍 불렀다

유럽 반파시스트 활동가, “유럽 극우에 맞선 공동 실천 필요”

지난달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세력의 돌풍이 거셌다. 유럽 내부에서 이에 대한 평가와 반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럽 반파시스트 그룹은 경제위기 속에서 좌파의 우향우와 부진이 극우의 돌풍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4일 <융에벨트>에 따르면, 프랑스,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가의 국제조직 반파시스트연합 국제투쟁가동맹(FIR)은 지난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네오나치와 우익대중주의’를 주제로 유럽의회 선거 평가회의를 개최했다. 독일노총(DGB) 등이 지원한 이번 대회에서 참여자들은 각국 우익 진출과 이의 배경에 대해 토론했으며 유럽 극우에 맞선 공동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행사 장면 [출처: 융에벨트]

프랑스에서 온 아니타 보두앵은 “나치가 이렇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부상한 상황은 처음”이라며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이 25%를 득표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보두앵은 극우가 부상한 이유에 대해 프랑스에서 만연한 “실업, 심화되는 경쟁과 개인주의로 인한 절망 상태”에 있다며 “유럽의회 선거 전, 사회당 정부가 시행한 신자유주의 긴축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임금은 동결, 연금은 삭감됐고 세금은 늘었다”며 “프랑스 사회당 올랑드 대통령의 급격한 경제개혁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고 평했다.

네오나치 황금새벽당이 약 10%를 득표한 그리스 출신의 그레고리우스 토우클리데스는 황금새벽당의 부상에 대해 “자본주의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대응이 충분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우클리데스는 무엇보다 “그리스 파속(PASOK, 사회민주당)이 파시스트의 선거 승리에 공동의 책임이 있다”며 “사회민주당이 초국적 자본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토우클리데스는 또, 경찰과 미디어도 우익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목했다. 그는 “경찰은 좌파의 집회에서 폭동을 선동하기 위해 황금새벽당을 열심히 지원”한 한편, 대중미디어는 “이 우익 정당이 이민자가 아닌 그리스인들에게 점심식사를 돌리면 이를 친절하게 보도했다”고 짚었다.

헝가리 반파시스트연합(MEASZ) 다비드 툭커는 헝가리에서 이 상황은 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헝가리 우익 피데스(FIDESZ )와 극우 요빅(Jobbik)은 이번 선거에서 도합 66%를 득표했다. 툭커는 “이 원인은 전 좌파자유주의 정부에 대한 실망에 있다”며 “그들에게 표를 던졌던 이들은 이제 인종주의를 모든 문제에 대한 답으로 제시하는 우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툭커는 헝가리 좌파에 대해 “현재 각성하고 있는 중”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약화된 노동조합, 득표에 실패한 좌파동맹은 향후 생존을 위해 전력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정치인 반 데르 제일도 좌파의 우향우 속에서 극우가 성장했다는 평에 공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유럽연합은 “독재적 자본주의로 몰락하고 있다”며 파시스트에 맞선 좌파의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일은 “경제성장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으며, 파시스트는 빈곤 속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유럽연합은 점점 더 자본주의의 군대가 되고 있다”며 “좌파의 모든 세력은 테러리즘으로 비방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네오나치즘과 극우대중주의에 맞서, 억압적인 국가주의에 반대하는 세력으로서 예술가, 노동조합원, 환경운동가, 지식인과 종교인이 연합한 국제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 극우는 적게는 51석 많게는 100석 이상을 확보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0일, 유럽 극우 진영이 전체 51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지만 우익 민족주의를 내세운 영국독립당, 독일대안당, 헝가리 피데스 및 기독민주국민당이 배출한 의석수를 합할 경우 전체수는 94석으로 증가한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지나가다

    영국 노동당이나 독일 사민당이 맛이 간건 이미 오래전이다. 토니 블레어나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무슨 좌파인가? 미국이 리비아나 시리아 등에서 전통적인 반미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내전을 선동할때 상당수의 소위 유럽 좌파들이 보여준 행태를 보면 얼마나 맛이 갔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