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브라질, 거리에선 시위대 강제 해산

[월드컵에 정의의 슛을] 한국에서도 브라질민중 연대행동

브라질 월드컵 국가별 토너먼트가 시작되면서 거리에서는 시위대와 브라질 군경 사이의 전투가 시작됐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15일 보스니아와 아르헨티나 간 경기가 치러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나 경기장 인근에서 브라질 군경은 소수의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해산시켰다. 기마 경찰은 대열을 갖추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진입로를 차단했고 최루탄과 페퍼스프레이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150여 명의 시위대는 “피파는 돌아가라”라고 외치며 마라카나 경기장을 향해 행진 시위를 벌였었다. 일부 상점을 문을 닫았고 1개 이상의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경찰은 해산 중 시위대를 고립시키는 한편, 해산한 활동가들에 대해서도 추격전을 벌였다. 시위 장소에서는 실탄이 발견됐으며, 정보 경찰도 눈에 띄었다.

[출처: <레볼루션뉴스>]

월드컵 반대 시위에 반대하는 일부 지역주민도 총기로 시위대를 위협하는 한편, 차량 돌진을 시도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사한 행진시위가 15일 스위스-에콰도르 전이 열린 브라질리아에서도 진행됐다. 시위대는 평화롭게 행진하고 경찰 대열 앞에 현수막을 내려놓고 시위를 진행했지만 대회가 시작되자 경찰은 이들을 폭력적으로 해산시켰다.

14일 벨로호리존테에서는 10명의 활동가가 시위 전 가택에서 연행됐고, 시위 중에는 21명이 연행됐다. 평화로운 시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이곳에서도 폭력적이었다. 모두 500명의 시위 참여자에 대해 정부는 군경 12,000명을 투입해 해산시켰다.

지난해 월드컵 반대시위를 계기로 조직된 브라질 독립언론 NINJA에 따르면, 12일 월드컵 개막 이후 브라질 전국에서는 월드컵 반대 시위 중 모두 68명이 체포되고 37명이 부상을 입었다.

[출처: <레볼루션뉴스>]

유명 활동가들에 대한 정부의 사전 검거도 계속되고 있다.

14일 <가디언>에 따르면, 정부는 영화 감독 엘리사 콰두르스, 가수이자 배우인 루이자 드레이에르를 포함해 여러 명의 독립언론인을 사전 검거했다. 활동가들은 범죄 조직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상태다.

그러나 정부의 월드컵 반대 시위 비난과 각종 탄압에도 시위대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가디언>은 “월드컵을 보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하는 것은 모든 축구팬에게 하나의 꿈”이지만 “제정신의 서포터라면 이 대회가 (폭력으로)얼룩져 있다고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브라질 현지에서 전했다.

여론조사 연구기관 ‘퓨 리서치 센터’의 최근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1%가 월드컵은 학교, 병원과 다른 공공서비스 예산 삭감으로 인해 국가에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한 것으로 느낀다고 답했다.

  빌딩을 배경으로 활동가들이 조명한 "축구는 예술이지만, 피파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리우데자네이루 월드컵 반대 시위대의 성명 [출처: NINJA 페이스북]

한국에서도 브라질 시위에 연대

한편, 한국에서도 브라질 노동자 민중의 저항에 연대하는 행동이 진행됐다.

“탐욕의 자본 박근혜 퇴진” 세월호 몰살에 분노하는 노동자행동은 16일 주한 브라질 대사관 앞에서 “보라, 월드컵 환호에 가려진 브라질 노동자 민중의 피맺힌 저항을!”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노동자행동은 “피파는 월드컵 입장권 판매 수익만으로 45억불을 거둬들이고 있고 브라질 기업주들은 경기장 건설과 광고, 중계료 등으로 막대한 돈을 챙기지만 노동자와 민중은 더욱 더 고통스러운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해 “지금 집권중인 브라질노동자당은 노동자를 위한 당이 아니라 소수 기업과 가진 자를 위한 당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노동자행동은 특히 한국 정부에 대해 “정부는 국민의 관심을 월드컵에 돌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세월호 대참사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과 고통을 잊게 만들며 애국심을 고취시켜 정부에 대한 지지를 만들려는 박근혜 정부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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