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KBS 제2의 길환영, 낙하산 사장 반대”

언론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 사장추천위원회·특별다수제·인사청문회 수용 촉구

세월호 참사 보도 통제 파문으로 물러난 KBS 길환영 사장의 후임을 정하는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와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4개 언론시민단체가 낙하산 사장 임명을 막을 수 있는 민주적 선임 절차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4시,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이사회가 다음날 예정된 정기 이사회에서 사장추천위원회, 특별다수제, 인사청문회 3가지 조건을 수용해 길 사장의 후임을 정할 것을 촉구했다.

최영준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참사 이후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가장 기뻤던 날 중 하루가 길환영 사장이 이사회에서 해임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라며 “세월호 유가족들도 이제는 제대로 된 진상 보도가 이뤄지고 공정방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가지게 되어 커다란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와 그에 대한 유가족들의 항의가 KBS 언론노동자들을 자극했고, 낙하산으로 선임된 길 사장을 퇴진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면서도 “박근혜 정부가 6.4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의료민영화 정책을 추진하고 전교조를 법외노조화 시키는 것에서 볼 수 있듯 길 사장 퇴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길 사장이 낙하산으로 선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영준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한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현재 KBS 이사회에서 새 사장 선임 논의 과정을 보면 앞으로 제2, 제3의 길사장이 선임되지 말란 법이 없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지금 당장 KBS 새 사장을 임명하는데 있어 법 개정 없이 가능한 최소한의 요구조건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추천위원회는 사회 여러 분야에 다양한 사람들이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치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은 이사회를 어느 정도 정치적으로 독립시킬 수 있는 안전장치이고, 특별다수제는 방송철학과 능력을 갖춘 분들을 방송사장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사장 인사청문회 역시 이미 정치권에서 여야가 합의한 상황으로 (적용)시점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이한기 민주언론시민연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강석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 지 5년이 넘었고, 이미 MBC 김재철과 KBS 김인규 사장을 경험했다. 이번 KBS는 결국 세월호 참사 보도 통제로 속살이 드러나 길 사장이 물러났다”며 “우리의 요구는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치적 독립성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는 지극히 상식과 양식을 가지 사람을 뽑으란 것이며 몇 가지 선임절차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KBS 사장 선임과정이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언론정책의 시금석이라고 판단한다. 이제 언론노동자들은 이 사회에서 다음 기회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여유롭지 못하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두 정권은 언론노동자들을 끊임없이 벼랑 끝으로 내몰며 정권의 하수인, 홍보맨이 되지 않으면 견딜 수 없게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며 “만약 이사회가 여전히 7:4의 구조로 지난 잘못을 반성하는 척만 하고 KBS에 제2의 길환영 사장을 뽑으려고 한다면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저항과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강석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엔 현재 여당 7명, 야당 4명 몫의, 결과가 뻔한 투표가 아닌 이사회 구성원의 2/3, 8명 이상이 찬성해야 사장으로 선임되는 특별다수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며 “또 다시 과거 독재정권과 이명박 정권에 부역하고 아부하며 정상적인 언론인의 길을 걷지 않은 자가 새 사장으로 선임된다면 언론단체와 언론노조가 중심이 되어,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와 함께 전국민적인 저항운동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S 여당추천 이사들은 지난 정기이사회에서 불법성이 있다는 이유로 사장추천위원회와 특별다수제 도입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23일 새 사장 후보 공모를 시작했으며, 25일 오후 구체적인 사장 선임방식과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정기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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