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 100리길 걸어도 새누리당은 특별법 왜곡만

박영선, “2차 결단의 행동 돌입”...여당, 보상 문제 쟁점화 시도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은 24일 오후 1시 40분께 쏟아지는 장맛비를 맞으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세월호 유가족 100리 행진단이 국회에 들어왔다. 유가족 행진단은 23일 안산분향소에서 출발해 단원고, 광명, 영등포를 거치며 시민들의 격려와 지지를 받았다.


국회 본청 앞에서 행진단을 기다리던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활동가들은 ‘너무너무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으로 행진단을 맞았고, 단식을 진행하던 유가족들도 우비를 입고 나가 이들을 맞이했다.

단원고 각 반별 깃발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앞세운 유가족, 야당 의원, 지지 시민들 300여명은 간략한 도착 점검 후 국회 본관 입구 처마 밑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이때까지도 세월호 특별법 협상은 전혀 진척이 없었다.

오히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세월호를 단순 교통사고 정도로 인식하는 발언을 해 유가족과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주호영 의장은 “(세월호를) 손해배상 관점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교통사고다. 그래서 기본적 법체계에 의하면 선주를 상대로, 선박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해서 판결을 받으면 그것을 강제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수사권 쟁점 외에 보상 문제를 새로 쟁점화 하려는 듯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을 통해 “어제 자정까지 특별법 처리를 위한 쟁점 조율을 진행했지만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및 수사권 부여의 이견 외에 보상 문제에 있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숙 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이 새롭게 양보하며 제시한 ‘진상조사위원회에 제한적 수사권을 가진 특별검사를 참여시키고, 특검이 추후에 후속수사를 진행하자는 절충안’을 두고도 과도한 수사권 문제가 전혀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에서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특별법의 마련이 긴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가족들과 함께 100리 행진을 하고 국회에 들어온 박영선 원내대표는 동행한 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태도에 2차 최후통첩을 날렸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악의적인 왜곡과 거짓 선동이 난무하고 있다”며 “마치 지난 대선의 국정원 댓글, 사이버사령부의 불법 댓글 공작을 연상시키고, 지난 지방선거 전에는 유병언을 가지고 이렇게 장난을 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조직적인 세력이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새누리당 출신의 국조특위위원장과 세월호 특별법 협상 대표의 인식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며 “사고 이후 SNS상에서 떠도는 흑색선전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왜 침몰해가는 그 긴 시간동안 국가는 단 한명의 국민도 구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라며 “유족도, 국민도, 야당도 이제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특별법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통과 없이 다른 이야기는 하지 마시라”며 “새누리당은 100리 행진 대열이 광화문에 도착하기 전에 세월호 특별법 수용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행진 대열은 이날 밤 10시에 광화문 단식농성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이는 국민을 대신한 야당의 최후통첩이자 최종시한“이라며 ”여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저희는 제 2의 결단의 행동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의원도 “국민 대행진이 오늘 끝낼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법 제정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달라“며 ”100일이 지나기 전에 특별법 제정 합의를 이루는 것은 세월호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에 진실 규명 수단이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고 수사권 부여를 강조했다.


이날 행진단은 4시께 국회를 출발해 서울역에서 30여분간 행사를 진행한 후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광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서울 광장에선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 시낭송과 추모음악회 '네 눈물을 기억하라'에 참석한다. 음악회가 끝나면 행진단은 밤 10시께 11일째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 대표와 동조 단식단을 격려하기 위해 광화문 농성장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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