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왜 유럽노동자와 단결하지 않았나

경제위기 타격 저조, 국제연대 소수의견에 그쳐

유럽 경제위기 아래 착취와 수탈에 맞선 유럽 노동자들의 투쟁에 독일노동자들의 연대가 왜 저조했는가에 대한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융에벨트>에 따르면, 독일의 친노조 성향의 한스뵈클러재단 경제사회연구소(WSI)는 최근 ‘파업과 사회적 저항’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독일 노동자의 국제연대가 저조한 주요 이유로 모순적인 대중의식의 문제를 들었다. 연구자 하이너 드립부쉬는 지난해 12월 설문조사를 토대로, 독일 노동자들은 한편으로는 그리스, 스페인과 같은 경제위기국 노동자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경제위기로부터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은 이는 4분의 1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드립부쉬는 이러한 조건에서 지난 2012년 11월 14일 유럽 행동의 날을 사례로, “포르투갈, 스페인과 그리스, 이탈리아에서는 동시적인 총파업 시위가 일어났고, 프랑스, 벨기에와 일부 동유럽국에서는 최소한 대규모 집회가 있었지만, 독일과 같은 북유럽국 노동조합들은 상징적인 행동과 연대 선언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긴축정책에 맞선 저항에 프랑스와 독일에서의 저항은 그리스 또는 포르투갈에서의 계속된 총파업 보다 더 포괄적인 효과를 가졌을 것”이고 “특히 독일 노동조합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연구소는 독일의 주요 노동조합인 “독일서비스부문노동조합연맹(ver.di), 독일금속노조(IG 메탈)와 독일노총(DGB) 내에서는 국가적인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비판적인 토론이 이뤄졌지만 이는 사회적으로도 그리고 노동조합 내에서도 소수의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드립부쉬는 “현지 상황에 대해 분노하는 위기국 노동자와의 연대를 통해 공동투쟁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쟁하는 이들에 대한 연대는 “국제연대에 대한 독일 노동조합 내 소수 의견을 지지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보고서는 또, 이러한 논의는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저항과 투쟁으로부터 조직돼야 한다며 최근 유럽연합의 물 사유화 정책에 맞서 유럽 각계 단체가 공동으로 조직한 ‘물은 인권’이라는 투쟁을 좋은 사례로 짚었다.

연구소는 이외에도 “유럽 노동자들의 공동의 투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유럽연합에 대한 전략과 국제연대에 대한 노동조합 차원의 내부 토론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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