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 씨앤앰이 협력업체 노동조합의 파업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약 15억여 원을 들여 대체인력을 투입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사측의 직장폐쇄로 약 한 달 간 본사 앞 노숙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0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해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블방송 씨앤앰은 한 달 반 동안 대체인력 투입에 15억 6천여만 원 가량을 쏟아 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기간 동안 투입된 대체인력 규모만 약 8천 명에 달한다. 일당 약 20만 원을 들여 대체인력을 고용한 셈이다.


원청사가 대체인력을 투입한 시기는,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던 지난 5월 31일 경부터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씨앤앰은 노조 파업에 대비해 협력업체 별로 인원현황과 업무, 노조 가입비율을 파악하고, 예비인력 전담업체를 미리 확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노동조합의 파업기간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불법행위지만, 간접고용 사업장에서 원청의 대체인력 투입은 법적 책임이 따르지 않아 다수의 원청사가 이를 악용해 파업권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은수미 의원실은 “원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심각하게 무력화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씨앤앰의 막가파식 노사분쟁, 협력사 관리의 이면에는 대주주인 MBK의 ‘먹튀’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앞서 티브로드홀딩스 역시 지난해 9월 경, 노조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일당 20만 원의 대체인력을 투입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씨앤앰 사측은 지난 7월 초, 서울 노원과 마포, 경기 일산 등 협력업체 3곳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신규 사용자가 업체를 인수한 직후, 씨앤앰 원청과 신규 업체는 기존 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나서 74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7월 말에는 씨앤앰 동두천지역을 담당하는 D업체가 원청으로부터 일방적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이후 신규업체의 요구로 전 직원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으나,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25명 전원이 불합격 통보를 받아 또 한 번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같은 대량 계약해지 사태는 씨앤앰 원청이 지난해 노조와 합의한 고용승계 약속을 파기한 것으로 논란이 일었다. 노사는 지난해 노사상생 포괄협약을 통해 ‘협력업체 변경시 조합원의 고용승계를 위한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희망연대노조는 “이번 25명의 추가 대량해고는 씨앤앰 케이블방송 원청의 비정규직 노사관계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써 대주주사인 투기자본 MBK와 맥쿼리가 노조를 파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