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진보정치, 새로운 길 찾을 수 있을까

새정치민주연합과 동행, 민주노총 지지 복원, 풀뿌리 정치 이슈로

통합진보당은 24일 저녁 북구청 대회의실에서 지리멸렬하고 있는 울산지역 진보정치의 발전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방석수 교육협동조합 상상공장 대표의 사회로 이채위 민주노총울산본부 수석부본부장, 권필상 울산시민연대 사무국장, 김승석 울산대 교수(경제학), 박석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시사울산 대표), 유진기 노동당 울산시당 비대위원, 권기백 통진당 울산시당 비대위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24일 북구청 대회의실에서 진보정치 발전 전망모색 울산토론회가 열렸다. [출처: 울산저널 이상원 기자]

토론회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울산 시민의 민심을 진단하고,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진보정당 15년의 평가,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한 방안과 과제를 확인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 패널들은 모두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의 참패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새누리당의 압도적 승리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약진에 더 주목했다.

유진기 노동당 비대위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도약이 두드러진다. 정당득표를 보면 새누리당이 55%를 차지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24%를 득표했다”며 “3개 진보정당의 득표율을 합쳐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울산의 제1야당으로 올라갔다는 충격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이 의견에 동의했지만, 원인 진단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이채위 수석부본부장은 “초기 진보정당이 진보 아젠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었지만, 이제는 보수정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필상 사무국장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건 통합진보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이고 그 배경은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 이어진 이석기 의원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통합진보당 중앙당 지도부는 책임을 지는 정치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승석 교수는 “지방선거 야권연대를 보면 전국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통합진보당에 횡포를 부렸지만, 울산에서는 통합진보당이 횡포를 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런 것이 진보정당의 분열을 가져왔고 선거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진보정당 자체 내에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백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은 “반새누리당 득표는 50%가 넘었지만 진보세력의 분열로 뼈아픈 평가를 받았다”며 “하지만 진보당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를 치루면서 동, 북구에서 고정적지지 기반을 확인했다는 것은 혁신의 동력이 되지 않을까 평가한다”고 밝혔다.

대체적으로 진보정당만의 고유한 아젠다 상실, 진보정당의 분열 등 공통의 문제점에 동의한 만큼 이들이 내놓는 대안도 대동소이 했다.

모두 진보정당만의 고유한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진보’가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거쳐 ‘진보’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입장에서 패널 간 의견 차이가 드러났다.

김승석 교수는 일명 ‘빅텐트론’으로 “최대 강령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최소 강령이 일치한다면 극우파시즘 정당인 새누리당에 반대하는 세력이 집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진기 노동당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은 반공체제를 지키는 정당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수 비정규직을 만들어 양극화 사회를 만들어낸 신자유주의 정당”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과의 분명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보정당의 지지기반인 노동조합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도 주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권기백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은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96, 97 노동법개정 총파업 투쟁을 거친 대중적 결의가 있었다”며 “민주노총이라는 조직과 함께 했기 때문에 반공체제 한국사회에서 민주노동당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진기 노동당 비대위원도 권 비대위원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진보정당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3개 진보정당이 하나가 된다고 하더라도 과거만큼의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권필상 사무국장은 “이번 선거에서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역은 풀뿌리 조직이 있었던 곳”이라며 “새로운 진보정치의 진지를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이 만나는 풀뿌리에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말

이상원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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