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박영선 협상, 오후 3시 유가족 대표와 첫 3자 협의

1시간 반 대화 통해 이완구가 직접 유가족 변화된 입장 듣기로

이완구-박영선 양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3시에 세월호 유가족과 직접 만나기로 했다. 사실상 유가족 측이 요구해온 여-야-유가족대책위 3자 협의가 처음 열리게 된 것이다. 양당 원내대표들은 오전 10시 30분께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1시간 20분 동안 세월호 관련 협상을 진행한 후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협상 직후 이완구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말을 많이 나눴다. 오후 3시에 유가족 대표께서 저를 찾아오시겠다고 해서 박영선 대표와 함께 만나 이런 저런 말씀을 들어보겠다. 진중하게 말씀을 들어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유가족 대책위 전명선 위원장이 오후 3시에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와서 같이 3자회동을 하기로 했다”며 “유가족 입장변화는 이미 있었고, 변화된 입장에 대해 이완구 대표가 직접 듣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 협상은 지난 26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10분 만에 전격 산회시키며 30일까지 최대한 협상을 완료해 달라는 주문에 화답한 형식이 됐다. 애초 새누리당 지도부는 정의화 의장의 본회의 연기에 강력히 반발하며 30일까지 분풀이성 협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하지만 2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7선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강력하게 협상 테이블에 나서달라고 호소하면서 협상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실제 29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 시작 때만해도 김무성 대표는 강경 기조를 분명히 했다. 첫 번째 모두 발언을 한 김무성 대표는 “국회정상화, 민생경제를 위해서라면 여야는 언제, 어디서든 만나서 대화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겠다. 그러나 야당이 30일 본회의에 조건 없이 등원해서 국회 정상화의 진정성을 보여주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조건이 아니라 의무”라고 야당의 입장변화부터 요구했다.

두 번째 모두 발언을 이어간 이완구 원내대표도 야당의 세월호 협상요구에 대해 딱히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이완구 대표는 “야당은 국정의 한 축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유념을 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을 드린다. 국회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했다.

반면 세 번째 발언을 이어받은 서청원 최고위원은 “제가 오늘 내리고 싶은 결론은 이완구 원내대표께서 한 번 더 인내해 달라는 것”이라며 “내일 국회의장께서 회의를 열기로 약속을 했고, 법안 처리도 약속했다. 나는 확신한다. 며칠간 공백이 있었지만 내일 국회를 열고 법안 처리를 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국회가 열리기 때문에 원내대표께서 (야당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며 “(제 입장이) 당의 입장과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저쪽에서 카드가 없더라도 만나라. 그것이 여당의 책무이고, 우리가 가야할 여당의 길”이라고 당부했다.

서 최고위원은 “우리가 지킬 원칙의 가치는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간곡하게 선배로서 말씀을 올린다”며 “이후에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많다. 공무원연금 개혁, 공기업 개혁 등 산적한 문제 등을 감안해서라도 이 대표가 어려우시지만 한 번 더 인내하시고 만나셔서 내일 원만한 국회가 이뤄지도록 간곡하게 부탁 말씀 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서 최고위원 발언에 바로 “간곡한 말씀 감사하다. 모두발언에 말씀 올린대로 야당이 국정의 한 축임을 유념하고 있다”며 “김무성 대표도 저와 대화를 통해서 오늘 양당 원내대표 간에 소득이 있든 없든 간에 만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어제부터 의견을 함께했다. 오늘 이유 없이 만나겠다”고 답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애초 이날 오후 2시에 의총을 열고 30일 본회의 등원에 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후 3시에 양당 원내대표와 유가족 3자 협의가 처음 열리게 되면서 다소 의총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3자 협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정의화 의장이 30일로 본회의를 미루면서 야당에 명분을 줬고, 여당도 형식적이지만 3자 협의까지 받아들여 30일 본회의 등원 거부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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