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학회보다 더 독한 개악, 정부 ‘공무원연금 개혁안’ 반발 거세

연금학회 안 골간 유지, ‘자동안정화 장치’로 연금 들쑥날쑥...‘피크제’도 도입

정부가 한국연금학회의 안 보다 더욱 강도 높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내놨다. ‘더 내고 덜 받는’ 연금학회의 기존 안을 골자로 하되, 여기에 ‘연금재정 자동화 장치’. ‘연금 피크제’등 의 연금 삭감 계획을 포함시켰다. 정부의 개혁안에 공무원사회는 즉시 반발하고 나섰지만, 새누리당은 정부 안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더욱 강도 높은 개혁안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안전행정부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당정 협의를 열고 정부에서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 초안을 보고했다. 이날 안전행정부가 제시한 안은 지난달 21일, 한국연금학회가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기본 골간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연금학회는 공무원연금 기여금(납입액)을 43% 인상하고, 연금 수령액은 34%가량 삭감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한 바 있다.

안전행정부의 안은 기여금 인상, 수령액 삭감이라는 ‘더 내고 덜 받는’ 연금학회 안을 기본으로 하되, ‘연금피크제’와 ‘연금재정 자동안전화 장치’ 등 강도 높은 개혁안이 추가로 포함돼 있다.

연금피크제는 사실상 연금 수급자에 대한 연금 삭감안으로, 월 30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는 퇴직공무원에 대해서는 10년 이상 연금을 동결하는 방안이다. 심지어 정부는 ‘연금재정 자동안정화 장치’를 도입해 상황에 따라 연금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경제 상황과 고령화 정도 등에 따라 연금재정이 모자랄 경우 연금이 자동으로 줄어들고, 재정이 넉넉하면 늘어나는 방식이다.

또한 정부는 기여금의 상한액을 평균과세소득의 1.8배에서 1.5배로 낮춰 연금 수령액을 전반적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간과 격차가 심한 공무원 퇴직수당을 퇴직연금 형태로 전환해 인상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과 연계되는 것으로, 사실상 공무원연금 삭감과 퇴직연금 가입 유도로 ‘사적연금시장’에 공무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및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공무원노조, 공노총, 전교조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개악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와 면담을 갖고 정부 초안을 설명했다. 하지만 공투본은 이번 정부 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정 갈등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투본은 면담 직후 안행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안전행정부는 연금학회안을 껍데기만 바꾸어서 정부안이라며 개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사자를 배제한 채 진행되는 일체의 논의를 용납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공무원노조 등 공투본은 정부 측에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공적연금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성광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공투본은 공적연금 확충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자고 요구해 왔다”며 “하지만 지난 13일 안전행정부와 공투본의 비공개 토론회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공투본은 기자회견에서 “공무원연금만이 아니라 나와 우리 가족, 모든 국민의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싸움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정권은 지금 이 순간 재벌만을 위한 모든 협잡질을 즉각 중단하고 세대간의 통합과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할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공무원노조는 이날 ‘공무원연금 정부 개악 안 발표에 따른 비상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무원노조 소속 전국 지부장들은 20일 오전 11시, 안전행정부 후문에서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연다. 아울러 이날부터 1인 시위 및 현수막 게첨에 돌입하고, 21일부터는 전 지부별 중식(퇴근) 집회를 개최한다.

한편 안전행정부의 공무원노조 개혁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오전에 열린 당정 회의에서 정부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정을 요구한 상태다. 정부 안 보다 더욱 강도 높은 개혁안을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수석부위원장은 회의 직후 “정부 안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공무원들이 지금보다 더 희생해야 한다. 공무원과 국민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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