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엘에이 정리해고 강행, 노동자 반발

노동부 대전청 감독 요구하며 일시 점거...면담 이뤄져

LCD 패널 재생 제조판매 업체 (주)피엘에이(대표이사 최원유) 회사가 절반이 넘는 생산직 노동자를 정리해고 한다고 밝혀 노조가 반발했다.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피엘에이(PLA)지회는 26일 오후 4시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고를 강행하는 회사를 규탄했다. 지회 간부들이 25일 삭발을 하고 정리해고 철회 투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혀 노사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피엘에이지회에 따르면, 사측은 25일 저녁 6시부터 26일까지 노동자 23명에게 정리해고 예고 통보서를 개별 핸드폰 문자로 발송했다.

사측은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이 확정돼 해고 대상자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통보하면서, 개별 면담을 통한 희망퇴직을 유도했다. 또한 향후 어떤 위로금도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동자 57명 중 54%에 해당하는 31명을 해고하겠단 입장을 최근 노조에 통보한 바 있다.

문자로 해고 예고 통보를 받은 노동자 임모 씨는 “해고 강행을 예상 했지만 막상 해고 예고 통보를 받으니 매우 화가 났다”면서 “회사는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에 돈을 쏟아 붓더니 공장에서 일만 한 우리를 자르겠다고 한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앞서 사측은 계속 인력 감축을 강행해왔다. 경영이 어렵다며 작년 1년 치 임금소급분과 명절상여금, 연차수당 등과 올해 상반기 임금 일부를 체불했다 한참 지난 올해 8월 노동자들에게 지급했다. 올해 8월부터 9월까진 세 차례 희망퇴직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110여 명 중 절반 이상 회사를 그만 둬 57명만 남았다.

특히 노조와 교섭을 한 직후 사측이 해고 예고 통보 하자, 노동자들은 ‘뒤통수 맞았다’며 더욱 반발했다. 교섭에서 노조가 양보안을 내기도 했지만 회사가 거부했단다.

노조 대전충북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그동안 절반이 넘는 노동자를 쫓아내고도 25일 교섭에서 1년 무급휴직과 임금 50% 삭감안 등을 내며 사실상 계획된 정리해고를 들이밀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경영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계획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이날 교섭에서 노조가 올해 임금동결, 고용안정위원회 구성 등의 양보안을 냈지만 회사는 이조차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김국배 피엘에이지회장은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 없는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를 할 뿐”이라면서 “피엘에이 공장에서 나온 이윤을 고스란히 카자흐스탄 해외 유전개발 사업비에 쏟아 붓고, 수백억 원대의 손실을 보고 매각을 앞두자 이젠 정리해고로 경영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회장은 “회사는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종용하고 노조를 흔들면서 계획된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정리해고 철회 싸움 꼭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노동부가 사측을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않아 사태가 커졌다며 대전 노동청장 면담을 시도했다. 노동자들이 30분가량 대전 노동청 1층 로비를 점거하는 등 강하게 나서면서, 이날 오후 5시30분경 노조 대표자들과 노동청장 간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조민제 대전충북지부장은 “노동청은 지난 10월 23일 피엘에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현장 실사를 나가겠다고 노조와 약속했지만 한 달 넘게 지키지 않았다. 이후 노동청 담당자는 전화연락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라면서 “노동부가 사측을 관리 감독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면담 결과에 대해 “노조가 항의해 노동청장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사태를 파악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면서 “노조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강행되는 만큼 노동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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