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반신자유주의·비중도 노선...“꼰대의 잔소리 비판도”

국민모임 토론회, 합리적 진보 노선 놓고 차이 드러내

국민모임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주요 가치와 노선은 대체적으로 반신자유주의 노선에 기반한 비중도 진보정당으로 요약되는 분위기였다. 청년실업 문제와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라는 사회적 약자의 요구와 2-30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과제가 반영된 장그래 정당화도 핵심 과제로 제기됐다.

여기까지가 국민모임이 추구할 가치와 노선이었다면 국민모임에 닥친 시급한 과제는 정동영 신당으로만 규정하는 주요 언론의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있다. 노선적으로는 합리적 진보정당이라는 표현을 놓고 드러난 기존 민주개혁 세력과 녹색-진보좌파 추구 세력의 미묘한 정권교체에 대한 상의 차이 극복이 있었다. 또 새정치연합과 관계를 놓고 중간 정도에 위치한 정동영 세력과 어떻게 화학적으로 결합할 것인가도 미묘하게 드러났다. 12일 국민모임이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진행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 토론회는 국민모임의 현재 상황이 잘 나타났다.


이도흠, 이해영 교수 반신자유주의, 비중도, 장그래 정당 노선 강조

발제를 맡은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생태평화복지국가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이윤이나 효율보다 생명과 자연, 인권을 소중히 여기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녹색-진보좌파적 노선을 강조했다.

이도흠 교수는 “신자유주의 모순은 최대 극복과제이며, 장그래로 대표되는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철폐는 반드시 추구할 가치”라며 “비정규직 철폐가 과격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30대 대기업 단기 순이익의 1.5%만 투자하면 모든 비정규직 철폐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도를 표방할 수는 있어도 중도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도 노선으로 가는 새정치연합과 명확히 선을 그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해영 한신대 교수도 신자유주의 극복과제를 강조했다. 이해영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살 친화적 성장을 하고 있다. 자살율과 성장관계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신당호명의 객관적 조건이며 이게 신자유주의”라며 “양극화와 저성장, 불평등, 늙고 위험함 사회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세력의 호명이 객관적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영 교수는 “‘비중도’ 혁신과 진보야권의 전면 재구성을 통한 세력교체가 있어야 서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며 “중도는 여론조사 표엔 있을지 몰라도 중도는 없다. 없는 중도를 지향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바보 같은 행위”라고 새정치연합 중도 우경화를 비판했다. 또 “신당은 당연히 ‘비중도’ 진보정당이며 당연히 신자유주의 대안정당이어야 하고 한마디로 장그래 정당이어야 한다”며 “2030세대에게 당의 한 부분을 통째로 줘서라도 그들이 정치의 주인이 되지 않는 다면 우리 역시 별로 찬스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교수는 합리적 진보나 진보적 대중정당으론 부족하다고 봤다. 이 교수는 “진보는 이념적 원칙과 교리가 아닌 주어진 객관적 삶의 조건에서 도출되기 때문에 진보의 재구성에 나서야 한다”며 “비록 당장 100%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지만, 합리적 진보나 진보적 대중정당에서 출발하되 그야말로 담대하고 새로운 시도가 없을 경우 과거에 명멸했던 수많은 진보정당 중 하나로 정의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로 나온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국민모임을 보는 순간 때만 되면 나타나서 사라지는 진보 원로라는 낡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노동당 청년당원의 목소리를 전하고 “자칫하면 (진보) 꼰대의 잔소리가 된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모임 활동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근 위원은 “정의당이나 노동당 등 정치주체들이 뭉쳐 힘을 갖도록 해야 하며 국민모임이 주체가 될 수는 없다”며 “현실 정치의 주체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 만들 수 있도록 만나서 협의체를 만들고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민모임이 신당 건설을 부탁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근 위원은 다만 “국민모임이 야당교체라는 정치적 역할을 하는데서 정당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점에서는 새롭다”며 “반정치였던 (광우병) 촛불집회와 달리 세월호 참사이후 변화를 위해 권력 장악의 필요성과 서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정당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인식”이라고 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이대순 변호사도 신자유주의 폐해를 강조하고 “신당은 사심 없이 특정인물이 자기 정치적 재기를 위해 이용해선 안 된다”며 “시대적 사명과 책임감으로 신당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성호 전 의원, 합리적 진보정당 노선 강조

정동영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성호 전 의원은 “오늘 우리가 모여서 토론하는 이유가 야당의 교체 없이는 정권교체는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새정련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면 이렇게 힘든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노선적 가치보다 정권교체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김성호 전 의원은 “(야권의) 장남인 새정련이 안되면 차남이던 삼남이던 새누리당으로부터 정권을 뺏을 정당이라면 어떤 정당이라도 지지해준다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당은 새정련을 해체하고 2017년 정권을 교체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지나치게 이념적이나 관념적 진보정당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 합리적 진보정당 노선으로 정권교체의 역사적 책무가 있다”고 발제자들과 차이를 드러냈다. 정동영 전 고문 역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며 합리적 진보를 강조한 바 있다.

이근원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조희연 선거캠프의 상임 선대본부장을 같이 하면서 민주당 분들과 엄청나게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김성호 전 의원이 관념적으로 하지 말자고 하는데 진보정당의 가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저희는 특정한 사람의 의원 배지를 다는 정치하고를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근원 위원장은 “국민모임이 추구하는 바가 뭔지 분명히 해야 같이 서로의 차이와 같이 할 게 뭔지가 분명해 진다”며 “조희연 선본을 하면서 차이가 뭔지를 몰랐다. 차이를 드러내야 같이 할 수 있다. 그런 얘기를 같이 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도 장그래 정당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주체를 어떻게 형성할 지 논의해야 한다. 비정규직 주체 형성 전략 없이 흘러가는 물처럼 시작해선 안 된다. 고통당한 아픔의 근본부터 뿌리 뽑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시작할 필요가 없다”며 “민주노동당을 하면서 몇몇 의원을 만들어 봤지만, 그분들이 정말 전체 노동자의 아픔이나 사회의 아픔을 근본부터 뿌리 뽑기 위한 동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2천만 노동자들이 같이 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도 김성호 전 의원의 ‘합리적 진보정당’ 노선에 대해 “합리적 진보는 경계를 치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진보성이 벽에 부딪힐 때 중도로 옮아갈 것 같은 프레임에 동일하게 작동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도흠 교수도 “집권까지 가지 않는다면 신당을 만들 이유가 없다. 우리가 집권하지 못하면 새누리당 장기체제가 된다”면서도 “그 필요조건은 신자유주의 노동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신당을 만드는 사람은 정치 공학적으로 움직여선 안 된다. 새로운 가치와 강령 하에 모여야지 정치 공학적 이합집산은 실패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