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조 쇠퇴의 대가들...“한국 기아차도 노조 강한데...”

임금하락, 경제 불평등 증가, 생산성도 하락

최근 미국에서 조직노동자 비율의 하락이 임금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미국 노동조합 쇠퇴의 대가들”이라는 주제의 칼럼을 실어 시선을 끈다.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최근 “많은 미국인들처럼, 나 또한 노동조합을 경계해 왔다”면서도 “노동조합이 (일부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조의 쇠퇴는 중간 계급의 삶을 지탱해왔던 많은 장점들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출처: 뉴욕타임스 화면캡처]

크리스토프는 원래는 “노조가 부패, 족벌주의를 낳고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며 경멸했지만 이런 시각을 가졌던 나는 틀렸다”면서 최근 미국에서 나온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자신이 왜 생각을 바꾸게 됐는에 관한 이유들을 전했다.

크리스토프는 우선 “많은 연구들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증가된 경제 불평등의 약 5분의 1이 노조 쇠퇴의 결과라고 본다”면서 “더구나 미국 사회학 저널의 한 연구에 따르면, 노조의 쇠퇴는 불평등 증가의 3분의 1의 책임이 있다고 간주된다”고 제기했다. 워싱턴대학 노동전문가 제이크 로젠 펠드의 지적처럼, “증가하는 불평등을 이해하기 위해는 노동운동의 황폐화를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로젠펠드에 따르면, 건설노동자의 경우, 전일제 노동자는 1973년에 비해 현재 연간 약 1만 달러(약 1110만원)를 더 적게 벌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그는 당시 노조가입률은 40%에 달했지만 현재는 14%로 추락한 데 있을 것이라고 본다.

크리스토프는 또 “사실 최악의 권력 남용은 노조가 아니라 기업 측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마음을 바꿨다”면서 “흠이 있더라도 노조는 잘못된 기업을 저지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경제에 악영향 준다는 말 사실 아냐

노조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크리스토프는 “많은 미국인들은 노조가 경제를 끌어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연구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독일 자동차 노동자들은 강한 노조를 가지고 있고 일본의 도요타, 한국의 기아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 평균 자동차 노동자들은 기본급과 수당을 합해 시간당 약 67달러(약 74,000원)를 벌지만 미국에서는 같은 일을 해도 34달러(약 38,000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2010년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기업보다 2배나 많이 생산했고 그들의 수익은 더욱 높았다”면서 “이는 미국 산업의 문제는 노조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말해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역사적으로도 노조는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미쳤다는 의견이다. 크리스토프는 “노조 조직률이 최고조에 달한 40, 50년대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도 분배와 함께 가장 빨랐던 시기 중 하나”라면서 그는 “역사적으로, 노조원이 가장 많았던 기간 불평등은 최소화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을 쓴 조셉 스티글리츠는 미국에서 노조가 강했을 때 생산성과 실제 시간당 보수는 함께 상승했다는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연구처럼, 노조의 쇠퇴는 소득불평등의 확대로 이어져 생산성 향상의 대가는 경영진이 취한 소득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노조가 약해지면서 경영진은 생산성으로부터의 보다 많은 수익을 취했으며 아마도 이는 대기업의 최고 경영진이 왜 평균 보통노동자보다 1965년에는 20배 이상을 벌었지만 2013년에는 296배 이상을 버는지에 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그는 로젠펠드의 지적처럼, “노조의 결함에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것은 보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한다”며 “여러 세대에 걸쳐 노조는 경제적 정의를 위한 가장 탁월하고 효과적인 목소리였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미국 노동조합조직율은 11.1%로 전년도에 비해 0.2% 더 떨어졌다. 이 수는 1983년의 경우 20.1%로 30년 간 약 10% 이상, 최고조였던 40,50년대에 비하며 약 20% 이상 떨어졌다. 현재 공공부문 노조 가입률은 36.7%이며 민간 부문은 6.6%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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