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주사바늘 사고...2분만에 해결된 40일 공포

주사바늘 찔린 청소노동자, 감염 확인 결과 이상 없는 걸로

“괜찮아요”, “0.001%도 (가능성)없어요?” 한 달 졸인 마음이 불과 2분 만에 스르르 녹았다.

지난달 17일 울산대학교 병원 청소노동자 전모 씨(50)는 에이즈 환자에게 쓰고 버린 주사 바늘에 왼손 중지를 찔렸다.

감염을 막으려고 입은 일회용 비닐 가운을 의료폐기물 수거함에 눌러 넣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틀 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가 41일 만인 24일에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쯤 전씨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병원에 도착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선 진료실에서 담당의사는 “괜찮아요”라는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담당의사는 “잠복기가 있어서 4개월 뒤에 한 번 더 검사를 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겠지만 괜찮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어젯밤에 한숨도 제대로 못 잤다. 그래도 이젠 괜찮다고 하니까 마음이 놓인다”는 전씨의 얼굴에 오랜만에 마음 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전씨는 “교회도 안다니는 남편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내가 아무 일 없도록 기도할게’하고 가더라”며 “가족도 마음을 많이 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병원은 사고 이후 지난 13일 처음으로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감염예방교육을 실시했다. 그동안 의료진만 알고 있었던 의료 관련 기호도 청소노동자들에게 교육했다.

병원은 다양한 기호로 각 병동 환자의 상태를 표시했고, 의료진은 그 기호를 보고 병동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숙지했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대병원 민들레분회는 다양한 경로로 병원에 이 같은 감염교육을 정례화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점자 노조 분회장은 “울산대병원노조 등과 함께 정기적으로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일단 구두로는 1년에 1번씩 교육을 하자는 이야기는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이번 사고로 심적, 물질적 고통을 당한 전씨가 산업재해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25일 산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말

이상원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원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조합원

    천만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