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키리졸브 훈련, 꼬인다꼬여

전국 17개 지역서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전쟁 연습 규탄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에 대해 사회운동 각계가 한반도 핵전쟁의 위기를 증대하는 전쟁연습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사회운동단체는 2일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연합 전쟁연습의 공격성, 호전성을 지적하고 그 중단을 촉구했다.



한미연합사는 2일부터 13일까지 키리졸브 연습을, 2일부터 내달 24일까지 독수리 훈련을 진행한다. 키리졸브 연습에는 해외에서 파견되는 6750명을 포함해 미군 8600명과 한국군 1만여 명이, 독수리 훈련에는 미군 3700명과 한국군 20만여 명이 참가한다. 키리졸브 연습에는 연안전투함이 사상 최초로 참가하며 일본과 미국 본토에서 증원되는 미군 병력은 지난해 보다 3400명이 늘었다.

기자회견을 연 단체들은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은 전면전을 상정하는 작전계획 5027,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을 위한 작전계획 5029에 기초해 진행되는 대북 적대적 성격의 대규모 한미합동 군사연습이라고 보고 있다. 한미연합사 측은 올해 키리졸브 연습을 거쳐 작전계획 5027, 5029, 국지도발대비계획, 맞춤형 억제전략 등을 통합한 새로운 작전계획 5015를 완성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이들 작전계획에는 ‘선제공격’ 내용을 포함한 것은 물론, 급변사태 대비, 심리전 계획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체들은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 대해 한미연합사는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세계 최대규모의 최장기간, ‘선제공격’ 등을 연습하는 훈련이 방어적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매년 전쟁연습을 전후로 한반도 일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올해도 이미 북측은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단체들은 1992년 북미간 고위급 회담 당시, 관계 개선을 위해 공격적인 무력시위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던 것처럼, 한미 당국은 평화를 위해 전쟁연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회운동, 전국 17개 지역에서 동시 기자회견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은 방어가 아닌, 북의 핵 도발을 빌미로 한 북침 전쟁 연습이자 미군의 군사 패권과 군산복합체를 살리기 위해 이 땅을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규탄했다.

조승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군축팀장은 “북은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4차 핵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었지만 한미 당국은 일언지하에 거부했다”면서 “한미가 평화를 위한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패권을 유지하려는 숨은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은아 전쟁반대실현국민행동 정책언론팀장은 “군사 훈련과 함께 이번에도 우익들의 대북 전단이 문제되고 있다”면서 “작년에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조성된 화해의 분위기를 대북 전단이 무산시켰듯 이는 거의 자해 행위와 같다”며 정부에 대해 “새로운 계기를 열 수 있도록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모든 조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미연합사령부가 전쟁 지휘소로 사용하는 성남 탱고캠프 등 전국 17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지역단체와 함께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의 공격적인 성격이 가장 잘 나타나는 상륙 작전이 실시되는 포항 등에서 평화기도회와 문화제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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