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4년의 기다림 끝에 받은 해고통지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도쿄 전력 배상 만료...“부조리한 정부와 도쿄 전력 대응”

오는 11일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만 4년이 된다. 병원 노동자들은 재개를 기다려 왔지만, 도쿄 전력의 손해 배상이 종료되면서 그 대신 해고통지서를 받았다.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에 따른 피난지 내 다카아카사카 병원과 토니시 병원은 26일까지 재개에 대비하고 있던 직원 9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후쿠시마민보>가 최근 보도했다. 도쿄 전력에 의한 취업 불능 손해 배상의 대상 기간이 이달 말 종료되면서 고용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이유다. 직원들은 지역의 방사능 오염 문제에도 불구하고 향후 병원에서 다시 일할 수 있기를 바랐다. 지역 내 병원 유무는 주민의 귀환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병원 관계자는 “국가와 도쿄 전력은 실태에 맞는 배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1월 다카아카사카 병원의 모습 [출처: 후쿠시마 민보 화면캡처]

피난 구역 내에는 4개의 민간 병원이 있지만, 이미 다른 병원 2곳은 전 직원을 해고해 모든 민간 병원은 일부 임직원을 제외하고 전 직원을 잃은 상황이다.

다카아카사카 병원은 3월 말 45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로 결정하고 문서로 통지했다. 이 병원의 와타나베 원장은 “힘든 결정이다. 기다려 준 직원에게 죄송하다”고 답답한 속마음을 밝혔다며 <후쿠시마민보>는 전했다. 향후 시설을 재개하는 경우, 의료 관계자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원전 사고만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라와 도쿄 전력의 대응에서 부조리를 느낀다”고 와타나베 원장은 분개했다.

토니시 병원도 손해 배상 종료를 문제로 임직원 3명을 제외한 45명을 이달 말 해고한다. 이 병원의 타카츠카 사무장은 “피해를 입은 주민과 시설이 원래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배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동자, “새 일자리 찾아야 하지만 어려운 현실”

병원에서 해고 통지를 받은 한 직원(52)은 “재개를 바래 왔던 만큼 유감스럽다”면서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하지만, 쉽게 찾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이번에 해고를 결정한 두 병원은 2011년 원전 사고에 따라 휴업에 들어갔다. 피난구역 해제를 비롯해 주민의 귀환 모두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재개가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병원들은 원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각각 의사와 간호사 등 약 80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병원은 직원의 사회 보험료 등을 부담해 왔지만, 월급은 계속 지불하지 못했다. 직원 대부분은 도쿄 전력에서 취업 불능에 따른 손해 배상을 받아왔다.

피난 구역 내 공공병원인 미나미소마 시립 소고 병원과 현립 오노병원, 후타바 후생병원은 원전 사고 발생 후 스스로 퇴직한 직원도 있었지만, 관련 다른 병원에 직원를 배치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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