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도 라콰의 일상...“아무도 IS 몰아내지 못한다”

주민들, 불안한 미래에도 자녀와 집 때문에 떠나지 못해

최근 이슬람국가(IS)가 수도로 선언한 시리아 북부 라콰에서 현지 IS 반대 활동가가 IS가 장악한 라콰의 일상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의 공습으로 라콰의 사기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도 IS를 몰아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S가 라콰를 접수했을 때 이 도시는 검은 깃발의 물결로 휩싸였다. 검은 깃발은 IS 조직원이 살거나 일하는 곳에 세워졌고, 여성들은 부르카를 입어야 한다고 공표됐으며, 공공기관과 건물들은 검은 페인트로 칠해졌다”고 아부 이브라힘 라콰위가 <가디언>에 최근 기고했다.

라콰위에 따르면, 사람들은 미국 공습이 시작됐을 때 검은 옷을 밖이나 지붕에 널지 말라고 경고했다. IS로 오인돼 폭격을 당할 수 있는 위험 때문이었다. 이에 IS도 모든 것을 다시 칠했다. IS는 십자가에 못 박히거나 소름 끼치는 처벌이 이뤄지는 한 광장을 분홍과 초록, 하얀 색으로 칠했다.

[출처: 가디언 화면캡처]

재정 어려움으로 일부 양보도...재판 받기 위해선 헌혈해야

시간이 지나면서 IS는 이전의 무거운 형벌 대신 양보하는 모습을 취하기도 했다. 언론의 압력과 정부 운영에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여름, 흡연을 하거나 기도 시간에 영업을 계속하는 등의 죄를 지은 이들은 채찍으로 맞는 대신 벌금을 냈다. IS는 기도 시간임에도 일부 상인들에게는 영업을 계속하도록 해서 한 건 당 약 1,500 시리아 파운드를 벌기도 했다.

그러나 IS에게 부족한 것이 돈 뿐만은 아니다. 공습이나 전선에서 부상당한 전투원을 위한 혈액도 부족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헌혈을 강요한다. 이슬람 법정에 선 사람은 우선 병원에 가서 약 반 리터의 피를 헌혈해야 한다. 이 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재판이 진행된다.

일부의 경우에는 IS에 기부를 하더라도 자기 사업을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법률회사 등을 폐쇄했는데, IS가 알라의 법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IS는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라콰위는 지적한다. IS는 사람들이 생계로 고통받아 남성들은 IS에 가입하고, 여성들은 IS 전투원과 결혼하기를 원한다. 라콰위는 또, IS 남성들은 섹스에 미친 것 같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IS가 자신들이 사용하기 위해 약국에서 비아그라를 몰수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남성이 여러 명의 부인을 두고 있고, 여전히 야지디 여성과 같은 소수 인종을 첩으로 삼기 위해 그들을 잡고 있다.

이 도시는 45세 이하의 여성들에게는 감옥과 같다. IS는 다른 저항세력이 점유하는 지역에서 여성들이 성폭행 당할 수 있다며 이들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IS가 라콰 내 전투원을 결혼시키기 위해 여성들을 필사적으로 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IS 전투원과 결혼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일부 가정에선 경제적인 문제로 이들과의 결혼을 선택한다. 여성들이 결혼하더라도 문제는 계속된다. 심지어 일부는 자기 남편의 실명도 모른 채 결혼한다. 단지 가명만 알 수 있을 뿐이다. 한 여성은 자신의 남편이 전투 중 죽었는데도 그녀가 아는 건 그가 튀니지 출신이라는 것 뿐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찾아낼 방도가 없었다.

주민들, 불안한 미래, 자녀와 집 때문에 떠나지 못해

IS는 1992년 이후에 태어난 남성이 돈을 버는 등의 목적으로 라콰를 떠나는 것을 금지했다. 이는 사실상 아무도 다른 곳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가 자신의 부인이나 자식을 남겨두고 터키로 달아나길 원하겠는가라고 라콰위는 묻는다.

사람들이 이 도시를 떠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IS가 그들의 집을 몰수하기 때문이다. IS는 기독교인, 자유시리아군 성원과 다른 활동가들의 집을 몰수했다.

라콰위에 따르면, IS가 장악하기 전의 라콰 인구는 100만 명이었다. 지금은 40만 명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터키에서 살 돈이 없다. 그리고 그들은 내 집을 빼앗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불투명한 자신의 미래를 알면서도 여기에 남아 있다.

또, 라콰위는 라콰 사람들은 아무 일 없이 대개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을 한다며, 이는 헤로인 거래와 같고 모두 중독돼 있다고 말했다.

비디오나 스카이프를 할 수 없게 된 후로 사람들은 페이스북이나 와츠앱을 한다. 일부는 IS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IS는 때때로 검문소에서 사람들의 핸드폰을 검사해 반 이슬람 사진이나 메시지를 찾으면 문제로 삼는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걱정한다. 아이들에게 IS에 합류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우려할 점이 많다. IS는 13세 이하의 아동 노동을 금지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매일 전투원에 둘러싸여 생활해 장래에는 전투원이 되려는 아이들이 나올 것이라고 라콰위는 우려했다.

아이들은 중학교까지만 다닐 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세뇌당할 것을 걱정하면서 아이들을 집에 있게 한다. 소수는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작은 학교를 운영하지만, 이는 극히 위험한 일이다. IS는 사립학교, 특히 여성을 위한 사립학교에 나가는 모든 교사를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라콰위는 또, 사람들은 코바니를 보려하지 않고 패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떠나야 했고 미국인이 이기기 위해 돌무더기가 되도록 폭격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라콰 사람이 떠났고, IS는 어떠한 나라도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한다.

싸우러 오지 않은 이들도 전장으로

라콰위는 한편, 아무도 IS가 곧 내몰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매우 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도시의 외국인 전투원 수는 놀랄 만하다. 그들이 없는 지역은 없으며, 수십 채의 집이 압수돼 있다.

라콰위에 따르면, 다른 나라 출신의 지하드는 국적이나 언어별로 따로 지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이곳의 일반인들과는 별로 교류하지 않는다. 둘 다 서로를 두려워한다.

누군가 외국인에게 말을 걸려고 하면, 이슬람 경찰은 왜 그들을 성가시게 하는지 묻거나 스파이라는 혐의를 씌운다. 외국인들도 매우 예민하다. 그들 나라의 가족이나 정부가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들은 집으로 돌아갔을 때 자신의 사진이나 실제 이름이 공개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라콰위는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돌아갈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고 한다. 라콰에 들어오기는 매우 쉽지만, 나가는 것은 알려진 대로 매우 어렵다. 외국인 전투원들은 라콰에 도착하면 바로 여권을 빼앗긴다.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새 신분증을 주지 못하도록 한다.

런던이나 뉴욕에서 오는 외국인 일부는 도착하자마자 권태를 느낀다고 한다. 라콰는 결코 흥미로운 도시가 아니며, 지금 그곳에는 그들이 열광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일부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 단지 좋은 삶을 찾아 왔지만, IS는 그들 또한 전장으로 보냈다고 한다.

이런 IS에 대한 실망 때문에 외국인들이 도망가려고 하면, IS는 비밀리에 이들을 처형했다고 한다. 그들은 라콰 서부에서 많은 이를 처형했고, 냄새가 너무 고약해 묻어야 했을 때까지 시신을 구덩이에 던져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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