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참수...멕시코 민중 지도자 피살

멕시코 민중단체 지도자, 고문 후 참수당한 채 발견...한국 사회운동, 규탄

이슬람국가(IS)의 잇따른 인질 참수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고 미국은 이러한 IS에 대한 전쟁을 시작했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괴한에 피살되면서 세계가 한 목소리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에서는 43명의 대학생 실종 사건에 이어 민중단체의 한 지도자가 온몸에 심한 고문을 받고 참수당한 채 발견됐지만, 세계는 이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사회운동단체들이 연대해 잔인무도한 이 범죄를 규탄하고 멕시코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한국 사회운동 단체도 주한 멕시코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아시아태평양노동자연대 한국위원회(APWSLK) 등 민중투쟁국제연맹 한국위원회 소속단체들(ILPS Korea)과 국제민주연대 등 연대단체들은 4일 오전 서울 한남동 주한 멕시코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멕시코 민중단체 지도자 피살사건을 규탄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피살된 멕시코 민중단체 지도자는 구스타부 살가도 델가도 씨로, 그는 지난달 3일 온몸에 심한 고문 흔적과 함께 참수된 채 발견됐다. 그는 멕시코민중혁명전선(FPR)의 중앙위원회 집행위원이자 모렐로스 지역 지부 대표로서 2012년 집권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정권에 맞서 다양한 민중운동을 펼쳐 왔다. 그는 특히 민중들의 토지소유권 보장을 위한 활동을 지속했는데, 그의 죽음도 이러한 활동을 저지하려는 정부와 지주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적 살인, 한국에서도

김승호 전태일노동대학 대표는 “멕시코에서는 마약 범죄단이 앞장서 많은 정치적 살인을 자행해 민중운동이 희생돼 왔다”면서 “최근 교대생들이 실종돼 살해됐는데 현지 시장 부인이 마약범죄단의 재정책임자였던 것처럼 이는 정치세력이 조폭과 결탁한 학살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델가도 씨 피살 사건은 멕시코 게레로 주 학생 실종에 대한 전국적 항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어났다”면서 “우리는 이 만행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우다야 라이 서울경기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멕시코 정권은 델가도 씨를 탄압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위해 일어날 것”이라며 “진실을 밝힐 때까지 계속 단결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창원 오산이주노동자센터 대표는 “니에토 멕시코 정권과 같은 탄압은 여기 한국에서도 자행되고 있다”면서 “울산에서는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고, 생활고 등을 이유로 하루에도 4-50명이 자살하고 있으며, 현재는 한미 정부가 연합해 전쟁연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결국 돈을 위해 전쟁까지 하는 제국주의적인 자본이 문제”라면서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여기서 함께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여기서 세계 민중들의 평화와 해방을 위해 함께할 것”이며 “곧 있을 민주노총 총파업과 메이데이까지 함께해 정권과 자본의 정치적 탄압의 문제를 계속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존스 갈랑 필리핀 이주노동자연합 카사마코 사무국장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의”라면서 참가자들에게 계속적인 투쟁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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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세상

    참 좋은 기사다...참세상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