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과 갈등, 불법파견 투쟁 어디로

[현대차 비정규직 금속노조 농성] (1) 기획연재를 시작하며

2015년 1월 13일 밤 10시께 금속노조에서 일군의 노동자들이 농성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과 아산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다. 일부 활동가들도 농성에 참여했다. 이들은 농성 시작 일주일 뒤에 금속노조 위원장실로 농성장소를 옮긴다. 금속노조 농성은 2월 27일 농성 46일 만에 마무리됐다.

왜 금속노조에서 농성을 했고 주장과 요구는 무엇이었나?

항의농성단의 2월 27일 농성 해제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해 ‘8월 18일 현대차 노사 합의(8.18합의)를 폐기’하기로 한 11월 24일 금속노조 38차 정기대의원대회(정기대대) 결정을 집행기관인 금속노조 중앙집행위원회(중집)가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조합원동지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금속노조 위원장 담화문이 중집의 결정으로 이루어졌다는 데 근거한다. 반면 금속노조 임원과 중집위원 등은 회의결과와 언론과의 인터뷰, 비정규직지회와의 간담회, 금속노동자 신문 등을 통해 수차례 ‘정기대대 결정을 번복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임시대의원대회마저 유예, 갈등과 불신은 여전

3월 3일 금속노조 39차 임시대의원대회(임시대대)가 진행됐다. 농성의 발단이 됐던 중집의 38차 정기대대 평가 보고 4개 삭제를 요구하는 현장발의안이 제출됐지만 회의순서가 뒤로 밀리면서 성원부족으로 ‘유예’되었다.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금속노조 농성은 2014년 8월 18일 이루어진 ‘현대차 사측과 현대차 정규직 노조인 현대차지부, 현대차 전주·아산 비정규직지회’의 3자합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8.18합의로 현장이 무너지고 있는데, 폐기한 8.18합의를 존중하는 것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는 3자합의에서 빠진 울산 비정규직지회의 주장과 금속노조 위원장 담화문으로 대표되는 임원·중집의 결정은 위원장실 집기까지 드러내는 갈등양상을 보였다. 이 갈등과 불신이 민주노조운동 진영, 금속노조의 10년 ‘불법파견’ 투쟁의 현주소가 아닐까.

‘현대차 비정규직 금속노조 농성’ 차례로 보도

미디어충청은 8.18합의부터 최근 임시대대까지 약 7개월 동안 일어난 ‘현대차 불법파견’과 관련된 일들을 취재했다. 취재 결과 확인된 주요 사실관계와 과정을 차례로 보도한다. “솔직히 말하고, 현실을 인정하고, 더 나은 투쟁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부 속사정도 듣고 싶다. 그래야 내가 어떤 결정을 할 지 정하고 금속노조가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임시대의원 대회장의 금속노조 대의원 발언처럼 ‘더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이번 기획연재 기사는 (1)김성욱 울산비정규지회장과 이경훈 현대차지부장 인터뷰를 동시게재하며 시작한다. 이어 시기별로 (2)8.18합의 논란에 이어 금속노조 정기대대 (3)위원장 담화문 (4)금속노조 농성과 임시대대 순으로 싣는다.

이경훈 지부장과 김성욱 지회장 인터뷰는 금속노조 농성 중인 지난 2월 23일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차 안에서 각각 진행됐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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