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천정배 태도 한 달 새 180도 달라진 이유는

국민모임 4.29 후보 영입 고심...진보결집 4자 후보 단일화 합의

국민모임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판단이 한 달여 사이 크게 달라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지난 9일 천정배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 탈당과 함께 4.29 재보선 광주 서을 무소속 출마 선언을 했다. 천정배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 배경으로 “광주와 호남의 개혁적인 분들이 지지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참신한 정치인을 발굴 규합하는 일에 앞장서 호남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의 변화와 재구성으로 새 판을 짜게 될 것”이라며 “합리적이고 온건 개방적인 개혁진보 세력이 광범위하게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해 한국정치의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선언에 국민모임은 10일 논평에서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국민모임은 “천 전 장관의 이번 결정이 야권교체를 통한 정권교체와, 지역주의에 기반한 보수양당의 기득권 체제를 깨뜨리는 데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며 “이번 결정은 우리 국민모임의 대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국민모임은 천 전 장관과 선거연대 뿐 아니라 국민모임 참여도 열어 놨다. 국민모임 창당주비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0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정배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예견하지 못해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탈당과 (무소속) 출마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천 의원께서도 국민모임이 추진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 건설 운동에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서을 4.29 재보선과 관련해서는 “국민모임은 현재 후보를 낼 수도 있고, 연대할 수도 있는 두 가지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국민모임의 천 전 장관에 대한 공식 평가는 한 달여 전과는 전혀 다르다. 지난 2월 13일 국민모임이 천정배 전 장관에 관해 맹비난에 가까운 논평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4일 국민모임과 정동영 전 장관 측 첫 만남(참세상 자료사진)

국민모임은 이 논평에서 “일부 언론에서 천정배 전 의원의 정치적 선택에 따라 신당의 광주 서을 후보로 천 전 의원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국민모임은 ‘광주정신에 맞는 새로운 인물'을 공천할 것이며, 기회주의적인 기성 정치인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과 접촉해 좋은 후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논평이 나온 시점을 보면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천 전 장관이 국민모임 신당 합류와 저울질하는 듯한 태도를 드러낸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회주의적 기성 정치인'이란 단어 선택은 사실상 천 전 장관과의 결별 선언으로 읽혔다.

논평에서도 “천 전 의원의 국민모임 합류 여부와 광주 서을에 국민모임 후보로 선거에 나서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국민모임 광주 서을 후보로 선출하지 않겠다고 못박기도 했다. 3월 10일 낸 기대감 섞인 논평과는 정반대 내용과 어조다.

이에 대해 김성호 국민모임 공동운영위원장은 “그 당시(2월 13일)는 천 전 의원에 대해 우리가 강하게 얘기해야 우리 후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전략적 차원에서 ‘(국민모임에)안 들어오면 우리 후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얘기했던 것”이라며 “천 전 의원 본인이 장기적으로 국민모임과 같이하지만 당장은 시민후보추대위를 통해 가겠다는 것이라 근본적인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김성호 운영위원장은 또 “반 새정치연합을 통해 야권교체를 하겠다는 선언이라 새정련을 교체한다는 부분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천 후보와 (선거) 연대를 열어놓는 방향으로 한 것”이라며 “다만 당시와 지금의 전략적 상황과 판단이 바뀐 부분을 일반인들 관점에서는 입장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소지가 있으며, 저는 그 성명서(2월 13일 성명서)가 발표된 사실을 몰랐고, 그 성명서는 잘못 발표됐다고 본다. 우리 쪽 실수였다”고 덧붙였다.

김 운영위원장은 광주 서을 후보 대응에 관해선 “원론적으로 독자후보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천정배라는 막강한 후보가 나온 상태에서 대외적으로 (계속 독자후보 방침을) 발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광주에선 새정련을 대치한다는 것이 큰 전제인데, 야권교체를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천 전 장관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모임 일각에선 3월 10일 논평이 천정배 전 장관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는 없을 것이란 것을 명확히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모임, 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4자 연석회의 정무협의회 가동

국민모임이 천 전 장관에게 광주 서을의 양보 가능성까지 언급한 가운데 국민모임과 함께 진보결집을 주도하는 세력들은 4.29 재보선 공동대응을 결정했다. 국민모임, 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는 9일, 4자 정무협의회를 열고 빠른 시일 내에 4.29 재보궐선거 단일 후보를 추진하기로 했다. 후보 단일화 방식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현재 정의당은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노동당은 관악 을에서 나경채 당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당은 재보궐 선거 적극 대응 정도의 기조만 정했지만, 나경채 대표 출마 의지가 강한데다 관악 당협이나 중앙당 안에서도 관악을 출마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모임은 아직까지 4.29 후보 영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모임 주변에선 초기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성남 중원 후보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관악을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고 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관악을 출마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어 당장 출마 여부를 점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모임은 관악을이나 광주 서을 등에서 기존 진보정당 후보를 압도할 후보 영입을 최대한 추진해 보고, 적절한 후보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후보 조정자 역할에 충실할 가능성도 크다.

김성호 운영위원장은 “천정배 전 의원처럼 정의당이나 노동당이 누가 보더라도 강력한 후보라면 우리 후보를 안 낼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독자후보를 추진한다는 것이 방침”이라며 “그렇게 했는데도 안 된다면, 기존 (진보정당) 후보들과의 후보 조정 단일화 부분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4자 정무협의회는 비정규직 문제, 정치개혁, 조세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도 함께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오는 13일(금) 2차 회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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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원

    마이너 정당의 정쟁을 다룬 기사인데.. 감동이 없는 듯 합니다.

    숫자는 적더라도 힘겨운 민중들과 풀뿌리에서 연대하는 그리스 진보정당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주류 정당의 합종연횡은 관전 재미라도 있을 수 있지만,

    진보정당은 진보정당만의 길을 꿋꿋히 갔으면 좋겠습니다~

  • 선거연대는 이제 그만

    아직도 선거연대인가? 차라리 합당을 해라. 국민들이 얼마나 식상해 하는지를 아직도 모르고 있다니...쯔쯔 그리고 국민모임은 광주서을에도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천정배에게 양보하고 관악도 그렇고...무슨 당이 독자후보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하는가? 참 답답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