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 정치후원 때만 자영업자 둔갑

회장, 건설업, 회사원 들쑥날쑥 직업

A의원엔 건설사 대표로 B의원엔 자영업
1/3 이상이 자영업자로 직업 적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공식 후원이지만 고액 후원자들이 자기 신분을 분명히 밝히지 않아 그동안 문제였다.

최근 3년간 울산 국회의원에게 고액 후원을 한 후원자도 마찬가지였다. 다수 기업체 대표들이 자기 직업을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로 적었다.

기업체 대표들이 자기 신분 밝히기를 꺼리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천만원 한도 내에서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줬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고, 특정 의원과 친분이 부각돼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불투명한 후원이 더 큰 문제를 낳기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인적사항 부실기재 후원금은 국고 귀속 등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울산지역 고액 후원자 120명은 3년간 252회나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고, 이중 정확히 자기 소속(업체명)을 밝힌 경우는 31회(12.3%)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직업을 자영업(87회, 34.5%)으로 적었고, 회사원(75회, 29.8%)이 뒤를 이었다. 자영업과 회사원이 163회로 64.7%를 차지한다.

정확히 소속을 밝힌 경우도 고정적이진 않았다. 박용수 금강창호기공 대표(51)와 이진용 태화관광 회장(64)은 3년 모두 분명하게 신분을 밝혔지만 다른 후원자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이금식 한진종합건설 회장은 2012년에 한번 신분을 분명히 밝혔고, 2013년부터는 밝히지 않았다. 이 회장은 2012년에도 같은 날 정갑윤 의원과 김기현 전 의원에게 후원하면서 정 의원에게는 한진종합건설 대표, 김 전 의원에게는 자영업으로 직업을 달리 표기했다.

2013년에도 같은 날 두 사람에게 후원했지만, 마찬가지로 직업은 건설업(정갑윤), 회사원(김기현)으로 달랐다.

김윤호 한국씰마스타 대표(64)는 박대동 의원에게 3년 동안 후원하면서 2012, 2013년에는 신분을 분명히 밝혔지만, 2014년에는 회사원으로 직업을 바꿨다.

특히 고액 후원자들은 한 해에 국회의원 2명 이상에게 동시 후원할 경우 각각 직업을 달리 표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태균 (주)좋은환경 대표(56), 고경수 일호테크 대표(54)는 각각 2012년, 2013년에 정갑윤 의원과 김기현 시장 2명 모두에게 후원하면서 한번은 신분을 밝히고, 또 한번은 직업을 회사원으로 밝혔다.

지난해 11월 정갑윤, 박대동 의원에게 500만원씩 후원한 임모 씨(50)도 정 의원에겐 자영업으로, 박 의원에겐 회사원으로 적었다.

박도문 대원그룹 회장(72)과 박병준 대원에스엔피 대표(43)는 부자가 모두 직업을 자영업으로 적었다. 박도문 회장은 2012, 2013년에 500만원씩 천만원을 이채익 의원에게 후원했고, 박병준 대표는 2012년 안효대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직업을 자영업으로 적은 사례는 이외에도 더 있다. 박송식 명진해운 대표(70)도 2013년 이채익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하면서 자영업으로 적었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외삼촌인 우형근 진명기업 대표(58) 역시 2013년 안효대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하면서 자영업으로 적었다.
덧붙이는 말

이상원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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