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불출마 이어 노동당도 정동영과 단일화

“국민모임, 노동당 제안 5대 공동정책 100% 수용”...진보결집 4자 선거연대는 무산

나경채 노동당 대표가 4.29 관악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결정했다. 10일 오후 4시 10분께 나경채 대표는 노동당 대표단 회의에서 위임을 받아 국민모임과의 선거연대 여부를 놓고 고심하다 최종 결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나경채 대표는 관악을 후보등록을 하지 않는다.

  지난 7일 노동당을 방문한 정동영 후보과 국민모임 지도부 [참세상 자료사진]

노동당과 국민모임은 후보단일화 합의문을 통해 4.29 선거 5대 공동 정책에 합의했다. 노동당은 국민모임과 단순 후보단일화를 넘어 공동 정책 합의에 이른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합의한 공동 정책은 △최저임금 1만 원 실시,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도입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 △개인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통한 노인 기본소득 등 보편 복지 확대 △일정 규모 이상 기업 노동자 경영 참여 의무화, 사회주택 확대 등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실현 △세월호의 철저한 진상규명 및 노후원전 폐쇄, 시규원전 확대 금지 △정당 명부 비례대표 확대, 결선 투표제 도입 등 정치대개혁 등이다. 노동당은 국민모임과 선거 진원 등 구체적 선거연대 방식을 더 논의할 예정이다.

정의당 관악을 불출마 선언...정동영에 불만 있지만 진보결집 위해

앞서 9일엔 이동영 정의당 관악을 후보가 선거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관악을 선거구는 진보결집 후보단일화가 사실상 이뤄진 셈이다. 다만 정의당은 정동영 후보 선거 운동을 돕지는 않기로 해 선거연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정동영 후보를 중심으로 한 국민모임의 정치적 행보에 강한 불만이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악을 정의당 불출마를 두고 ‘사실상 정동영 지지가 아니냐?’는 관측이 있는데 전혀 아니”라며 “당 차원은 물론 지역에서도 그 어떤 형태의 선거 지원이나 운동 또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의당은 원내정당으로 책임감과 인내심을 가지고 4자 연대를 추진해 왔지만, 국민모임의 정치적 미숙함과 정동영 후보 측의 목적과 수단을 분간 못하는 방약무인함을 더 이상은 용인할 수 없었다”면서도 “단일화 무산으로 4자 연대가 깨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을 수 있지만, 4자 연대는 진보정치를 바로세우고 야권을 혁신하는 하나의 경로이자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간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렇게 정동영 후보와 스텝이 꼬인 상태지만 국민모임, 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의 진보결집 4자 논의는 4.29 선거 이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상구 노동당 대변인은 “정의당도 이동영 후보 불출마 결정으로 4자 연대의 최소한의 끈을 남겼고 국민모임도 의지가 있기 때문에 4자 모임은 계속 된다”면서도 “다만 이번 선거연대 논의 과정에서 다른 당(정치세력)에 대한 분위기나 평가 등이 전적으로 긍적적이 않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충분히 숙고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모임은 노동당과 정의당에 최대한 몸을 낮췄다. 국민모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선거연합을 위한 4자 연대를 추진해 왔지만 우리 측의 본의 아닌 불찰로 연대의 신뢰를 훼손하고 4자 연대에 장애를 조성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정의당이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안타깝지만, 관악을 이동영 예비후보가 후보등록을 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사과했다. 국민모임은 특히 진보결집과 야권교체를 위해 광주 서을에 출마한 강은미 정의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강은미 후보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정의당과의 신뢰의 끈을 이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나경채 대표, “국민모임 제안서, 노동당의 정책과 매우 유사”

나경채 대표는 이날 오후 담화문을 발표하고 당내 상당한 반대 의견에도 정동영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나 대표는 “지난 7일 정동영 후보가 당사를 방문해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노동당에 재보궐 선거 공동정책과 이후 만들어질 새로운 진보정당의 방향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했다”며 “국민모임이 제안한 제안서가 그동안 노동당이 다듬어 온 정책 및 진보정치 발전방향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 선거 정책은 노동당의 제안을 거의 100% 수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대한민국 진보정당의 역사에서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의 공동 정책이 선거 연대의 조건으로 마련된 것은 없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진보 4자간 선거연대는 난관에 봉착했지만, 여전히 4자가 진보결집에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나 대표는 또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4자 간의 연대와 협력의 기운을 이어가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했다”며 “저의 불출마를 통해 진보정치의 단결이 국민의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당원들에겐 “당대표의 불출마가 당원 동지들의 자존심을 해치진 않을까 하는 것이 불출마를 고민하면서 가장 걱정이 되는 점이었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제대로 된 좌파정당이라는 자부심과 기개가 저의 불출마로 상처 입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며, 그 책임을 노동당이 현실 진보정치의 부활을 주도하는 것으로 감당해 내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