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몸에 생긴 비정상적인 열 때문

[윤성현의 들풀의 편지](4)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지만...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에는 원인 항원을 피하는 회피요법과 항히스타민제, 국소 스테로이드, 항류코트린제, 항콜린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는 약물요법, 그리고 면역요법으로 치료를 한다.

만성 비후성 비염의 경우에는 내과적인 치료로 국소 분무형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수술적인 치료법으로는 비갑개 성형술이나 비갑개 절제술, 레이저 수술, 고주파를 이용한 수술 등이 있다.

혈관운동성 비염에서는 주로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항콜린제 스프레이를 사용하며, 약물성 비염은 해당 약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위는 모 대학병원에서 제시하는 비염 치료법이며 아래는 모 한의원의 비염 진단입니다.

“...호흡기의 중심인 폐장의 기, 비장의 후천적인 기, 신장의 선천적인 양기가 허약해져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나타나는 특이 현상이라 봅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꽃가루, 집 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음식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항원 외에도 찬 공기나 갑작스런 온도변화, 담배연기, 먼지, 공해물질 등에 대해서도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대기오염이 심한 곳, 먼지가 많은 곳,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등에서 증상이 심해지고, 계절별로 황사 등 오염이 많고 외출이 잦은 봄철에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앞의 치료법은 아궁이는 들여다보지 않고 연기가 난다고 굴뚝을 막다가 급기야는 굴뚝마저도 허물어버리는 경우입니다. 뒤의 진단은 양기가 떨어졌으니 따뜻하게 보하는 약을 쓰라는 주장으로 불난데 부채질하는 경우입니다.

왜 그럴까요? 원인을 잘못 짚었기 때문인데 꽃가루나 먼지, 털, 곰팡이 때문이 아니요 양기가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진 때문도 아니고 오히려 몸에 열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겨울철 자동차 운행 중 유리창에 성에가 끼는 현상이 안팎의 온도 차이 때문이라는 것은 쉽게 아실 테지요? 찬 기단과 따뜻한 기단이 만나서 비가 내린다는 것도 상식이며, 여름철의 공기도 냉각이 되면 물이 생기기 때문에 에어컨에 물받이를 설치하기도 하지요.

재채기, 콧물, 코 막힘, 가려움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비염은 우리 몸에서 비정상적인 열이 생겼기 때문인데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고, 속에서 겉으로 치받는 열의 특성상 피부와 얼굴로 열이 차 있기 때문입니다.

풍선처럼 연약한 장기로서 공기를 통하여 외계와 직접 접촉하는 폐(허파)는 공기의 온도에 무척 민감합니다. 일정한 온도의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 더운 지방의 사람들은 코가 짧고 추운 지방에서는 코가 길게 진화하기도 했으니까요. 이 공기가 지나가는 곳에 열이 차 있으면 따뜻한 공기, 따뜻한 음식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찬 공기, 찬 음식 등 찬 기운과는 즉각 반응하여 콧속이 매워지면서 재채기를 하고 콧물과 같은 습(濕)이 생기게 됩니다.

비염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 손발, 아랫배가 찬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이는 열이 가슴 위로만 몰려 있는 것으로 총 열량과는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물줄기가 고르게 깔려있는 현대식 보일러방과는 달리 장판이 시커멓게 탈 정도로 아랫목에만 열이 몰리고 윗목은 싸늘한 옛 구들방처럼 열의 분포가 고르지 않아 추위를 타는 것입니다. 그래서 찬 기운에 유발되거나 심해지기 때문에 몸이 차서 비염이 생긴다고 헛짚을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가슴 위로 몰려있는 열 때문에 코, 코 안쪽, 눈 주위 등 공기가 드나드는 곳 주변의 점막은 항상 충혈이 되어 있는데 이곳에 꽃가루, 분진 등이 접촉하면 민감하게 반응하여 점막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가려우며 붓기도 합니다.

비염은 꽃가루 날리는 봄철만이 아니라 여름철의 열기가 잦아들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도 심해집니다. 환절기란 특히 추위에서 더위로, 더위에서 추위로 음양이 바뀌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계절과 환경의 차이로 유발되거나 심해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항원이 비염의 원인이라고 또 헛짚을 수 있는 것입니다.

피부에서는 항진된 열 때문에 땀구멍이 열려있기 쉬운데 이 때 찬바람을 쏘이면 감기에 잘 들게 됩니다. 심한 경우 천식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폐가 차고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헛짚을 수 있는 것입니다.

비염의 원인을 과도하게 항진된 열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 열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것은 화(怒火)이며 환경적인 요인으로 굳이 한 가지 꼽자면 ‘전기’를 들겠습니다. 깜깜한 밤도 대낮같이 환하게 밝혀줄 수 있는 전기 말입니다. 전기 때문에 야근, 철야도 가능하고 전기 때문에 야자(야간자율학습)도 가능하고 전기 때문에 야식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양기를 기르고(받고) 밤에는 음기를 길러야(받아야) 하는데 전기를 사용하는 사회적인 구조 때문에 밤에도 잠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등잔불에 기름은 채워 넣지 못하고 심지만 자꾸 돋우면 결국은 어찌 되겠습니까? 냄비 안에 물은 적은데 가스불만 키우면 음식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밤에 일을 하면 피가 간으로 돌아가지 못해 간에서 열이 생깁니다. 밤에 일을 하면 사지에 기운을 보내주는 비장이 과부하로 열이 생깁니다. 밤늦도록 공부를 하면 피가 식지 못하여 심장에 열이 생깁니다. 야식을 먹으면 소화를 시키느라 위장에 열이 생깁니다. 밤에 잠들지 않으면 신장이 음기를 받지 못해 열이 생깁니다.

이 열들은 우리 몸의 아궁이인 단전에서 은은하게 피워지는 정기와는 달리 아궁이를 벗어나 사납게 굴뚝인 머리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꺼버려야만 하는 사기가 되는 것입니다. 오장으로 치면 이 열들은 다 폐로 모아져 공기 통로 주변에 모이게 됩니다.

비염을 치료하는 약으로는 한편으로는 석고, 황금, 비파엽, 국화 등으로 열을 식히고 화를 끄며 다른 한편으로는 지황, 작약, 맥문동, 오미자 등으로 음(陰)을 보하고 정(精)을 기르며 더불어 창출, 천궁, 강활을 조금 써서 습(濕)을 말립니다.

비염은 수술을 할 정도의 병이 절대 아니며 완치가 불가능한 병도 아닙니다. 생활에 따라서 재발할 수는 있으나 치료하기에 어렵지 않은 질환입니다. 코로 숨 쉬는 기분, 상쾌하지 않겠습니까?

다음에는 이 세계의 절반인 여성, 그 여성 질환의 절반을 좌우할 수 있는 월경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런데 여성의 월경 주기가 한 달인 까닭은 무엇일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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