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늦어지면 특조위는 선체 조사 못하고 활동 마감

특조위원장, 대통령 순방 전 세월호 시행령(안) 철회, 인양 결단 요청

세월호 인양이 늦어지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 침몰의 핵심 증거인 세월호 선체 조사를 전혀 못하고 활동기간이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은 기본 1년에 필요한 경우 6개월을 더 연장할 수 있다. 문제는 세월호 인양에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장 인양 결정이 나도 업체 선정 기간, 인양 설계 기간 등에 2-3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여기에 태풍 등 기상 여건 문제도 있어 업체 선정이나 인양 설계 등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9월이나 돼야 실제 인양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결국 인양 과정에 한두 달만 차질이 생겨도 세월호 특조위 활동 마감 시한을 넘길 수 있다.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1주기 하루 전인 15일 서울 중구 특조위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조위에 있어 선체는 가장 중요한 증거물”이라며 “저희가 반드시 조사를 해야하는 것이라 인양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석태 위원장은 “선체 인양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선체를 조사하는 것“이라며 “특조위 활동 기간에 인양이 되고 조사관들이 현지에 가서 직접 선내에도 들어가 실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운 특조위 상임위원도 “특조위가 1년+6개월로 조사 기간이 제한돼 있어서 잘못하면 특조위 활동기간이 끝난 후에 인양될 수도 있다”며 “선체조사가 없으면 종합보고서를 내놓을 때도 불완전한 상태가 된다. 빨리 인양을 시행해야 특조위 일정과 같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조사자료 요청했더니 홈페이지 공개 자료만 출력해 보내

세월호 인양 시기도 문제지만 정부 기관이 조사한 서류를 받는 등의 조사활동도 벌써부터 난관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특조위는 특별법에 따라 정식 출범 전에 5인의 상임위원과 17인의 위원이 구성돼 있어 시행령 통과 전이라도 정부가 조사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 일상 활동을 하고 있다. 조사자료 요청에 따라 대검은 자료 목록을 보냈고, 법원 일부에서도 기록을 등사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지만, 감사원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내용만 그대로 출력해서 보냈다. 권영빈 진상조사소위 위원장은 “감사원이 더 이상 자료를 보낼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그래도 자료를 더 받아볼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시행령이 언제 확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다 정부가 조사한 자료 확보 일정도 불투명해 진상규명 활동 방침을 새롭게 검토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진상조사 소위는 요청한 자료가 오면 목록화하고 내용을 검토하면서 기존에 제기된 여러 의문점이나 과제를 정리하고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의 태도를 본 지금은 정부 조사 자료 분석을 후순위로 미루고, 언론에선 보도됐으나 정부가 조사하지 않았거나 은폐 의혹이 나온 사안 등을 놓고 조사대상과 순위를 다시 결정해 조사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권영빈 위원장은 “현 단계는 자료확보에 집중하는 시점으로, 4월 하순께 해양수산부 상황실에 근무했던 공무원을 소환해 상황실 조직체계, 근무인력, 활동기간, 생성된 문서 등을 확인하고 자료를 어떻게 제출할지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방침에 따라 특조위는 특조위 활동을 무력화하는 정부 시행령(안)이 그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해도 진상조사 활동에 돌입하면서 동시에 시행령(안) 개정 싸움도 함께할 예정이다.

김종운 상임위원은 “시행령(안)이 통과되면 특조위 개정안을 내고 시행령 개정까지 아무것도 안하기보다는 (정부와)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우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정부 시행령대로라도) 우리가 필요한 공무원 파견을 요청하고, 필요한 민간인을 뽑아 여러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석태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16일 해외 순방 전에 세월호 관련 현안 해결을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에 나서기 전에 실타래처럼 얽힌 현 상황을 제대로 해결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세월호 인양 결정 및 조속한 시행 결단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 되도록 특별조사위가 제대로 출범조차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어떤 핑계거리도 있을 수 없다”며 “해양수산부 시행령(안)을 철회하고, 특조위 안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시행령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실행하기 위한 구체 일정을 국민 앞에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